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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혁신 이끈 구본학 사장의 '기술경영'

입력 2016-10-04 18:30:49 | 수정 2016-10-04 21:34:56 | 지면정보 2016-10-05 A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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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와 머리 맞대고 세균 잡는 정수기·밥맛 좋은 밥솥 개발

"기술혁신은 의지의 문제일 뿐…공학적 한계 푸는게 CEO 역할"
'코크 살균정수기' 앞세워 렌털 계정 수 100만개 돌파
이중모션패킹 밥솥도 '불티'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사진)이 정수기에서 물이 나오는 입구인 ‘코크’를 살균하자고 제안한 것은 2013년 여름이었다. 정수기 속 세균이 완벽하게 없어지지 않는 이유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방문관리 직원이 주기적으로 하는 청소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방문관리 사이 기간에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여름철마다 ‘정수기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는 기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살균 철저한 정수기로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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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스스로 살균하는 게 가장 좋아 보였다. 정수기 내부 살균은 기술적으로 가능했다. 수돗물에 있는 염소 성분을 필터로 거르기 전 증폭시켜 살균하는 전기분해 방식을 쓰면 될 일이었다. 문제는 코크였다. 정수기 외부에 돌출돼 있어 살균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코크를 타고 세균이 내부로 침투할 가능성이 컸다.

구 사장은 “코크 살균이 되게 다시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그때마다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개발자들은 “로봇팔을 기계에 달아 외부에서 살균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고 완곡하게 표현했다.

구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로봇팔 역할을 사용자에게 맡기자’는 것이었다. 취침 전이나 외출 전 사용자들이 컵 하나만 받쳐 두면 그다음엔 정수기가 알아서 살균하고 남은 물을 컵에 떨어뜨려 정수기 오염을 막는 방식이었다. 개발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번거로워서 잘 쓰지 않는 기능이 될 것”이란 지적이었다. 구 사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다소 오염 가능성이 있는 정수기 물을 마시라고 가족에게 얘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이폰 배터리 사례도 들었다. 스마트폰에서 분리가 안 되는 배터리가 번거롭긴 했지만 결국 업계 대세가 됐다는 얘기였다. 정수기의 핵심은 깨끗함이라고 역설했다. 개발자 누구도 여기에 토를 달지 못했다.

이렇게 해서 2014년 나온 게 업계 최초의 코크 살균 정수기 ‘인앤아웃’이었다. 구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쿠쿠전자는 이 기능을 내세워 최근 렌털(대여) 계정수 100만개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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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있다면 기술적 한계 극복”

쿠쿠전자가 자랑하는 ‘2중 모션패킹’ 기술도 구 사장이 개발을 주도했다.

전기밥솥은 오래 쓰면 밥맛이 조금씩 떨어진다. 밥솥 내부를 밀폐하는 고무가 높은 온도와 압력 탓에 점점 헐거워져서다. 고무를 자주 바꾸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좋은 밥맛을 오래 유지하려면 고무의 성능을 개선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 사장은 엔지니어들과 매일 머리를 맞댔다. “최소 2년은 좋은 밥맛이 유지돼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무 중간을 비우면 밀폐력이 강해진다는 판단이 섰다. 고무를 바깥쪽 밀폐하는 부분과 안쪽 밀어주는 부분 둘로 나눴다. 밥솥 뚜껑이 닫히면서 밀폐되면 뒤에서 다시 한번 밀어줘 셀 틈이 없게 했다. 밀폐부 쪽에 음식물이 튀지 않아 고무가 딱딱해지는 경화 현상도 덜했다. ‘쿠쿠전자 밥솥은 밥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게 된 주된 이유였다.

구 사장은 지금도 기술적으로 해결할 일이 있으면 개발자와 직접 상의한다. 매일 해당 직원 자리로 찾아가다 보니 “문안인사 간다”고 표현할 정도다. “기술 혁신은 공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과거에도 해결하지 못했으면 분명 안 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이 부분을 사업적으로 풀어가는 게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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