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에서 소득 불평등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은행이 83개국을 조사해 2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소득 불평등이 감소한 국가는 60개국으로, 소득 불평등이 늘어난 국가(23개국)보다 두 배 많았다. 소득 불평등이 줄어든 국가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67%를 차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 불평등이 가장 많이 완화된 국가는 영국이었다. 미국, 독일, 브라질, 중국, 페루, 말리, 캄보디아 등도 소득 불평등이 감소한 국가에 포함됐다.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서인도제도에 있는 아이티로 조사됐다.

하루 수입이 1.9달러(약 2100원) 미만인 ‘빈곤선’ 인구는 2012년 8억8100만명에서 2013년 7억6700만명으로 1억명 이상 줄었다. 세계 인구에서 빈곤선 이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2년 12.4%에서 2013년 10.7%로 1.7%포인트 감소했다. 보고서는 “1990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인구가 19억명 가까이 늘어났는데도 빈곤 인구는 11억명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주로 아시아 지역 국가와 브라질에서 절대 빈곤층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는 여전히 세계 절대 빈곤 인구의 절반을 차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금융위기 이후 소득 불평등이 커지면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정치인이 부상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세계은행 보고서를 보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