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산다는 건] "국회가 불러대서 업무 못한다? 그건 핑계"
보좌관들 눈에 비친 공무원
자료 주기 싫어 미적대다 오지말라 해도 굳이 찾아와
과장·사무관 대동하는 건 장·차관들 실력 없기 때문
국회의원 보좌관들도 세종시 문제로 할 말이 많다. 세종시 공무원들이 업무 비효율성의 원인으로 국회를 지목하고 있는 데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 주류다.
국민의당 소속 B보좌관은 “과천청사 시절과 지금(세종시)을 비교하면 관료들을 만나는 건 비슷한 빈도”라며 “멀어진 거리만큼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중앙부처 고위 관료들의 자세를 지적했다. 그는 “장·차관이나 실·국장 등이 국회에 오면 과장 사무관 등도 줄줄이 동행하는 게 관례인데 그건 윗사람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보좌관들은 행정부가 입법부를 설득하고 소통하는 걸 관료들은 마치 업무 비효율로 포장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더민주 소속 C보좌관은 “공무원들이 국회에 오는 걸 따져 보면 1년에 한 달을 넘지 않고 그것도 모든 공무원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며 “헌법에 적힌 대로 행정부와 입법부가 서로 견제하면서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라도 정부를 감시하지 않으면 한국은 관료를 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실의 D보좌관은 “갑질하는 보좌관도 분명 있긴 하지만 그 숫자는 극히 미약하고 과거와 비교하면 현격히 줄었다”며 “내 경우엔 굳이 싫다는데 찾아온다는 공무원이 있으면 세금을 쓰지 말고 반드시 사비로 올라오라고 말한다”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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