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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기업가들과 새로운 시대 동업하고 싶다"…충남지사 인터뷰 전문

입력 2016-10-03 15:44:44 | 수정 2016-10-03 19: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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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들과 새로운 시대 동업하고 싶다”

“기업가들과 효과적인 거버넌스 체제를 만들어야 선진경제로 가는 길”

“국가주도형 발전 모델 한계 봉착…좋은 시장 제도를 만들어 시장이 막 돌아가도록 해야”

“5천만 모든 사람의 기업가 정신이 살아 숨쉬는 대한민국 만들겠다”

“문재인과 경쟁, 월드컵이든 올림픽이든 새 스타플레이어 등장…그 전에는 다 무명 선수” 자신감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안희정 충남지사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업가 정신과 공정한 시장질서를 함께 강조했다. 안 지사는 국가주도형 발전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국민 모두에게 도전의 기회와 기업가 정신을 발휘토록 하되 공정한 기회를 주도록 하는게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활기차게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내는게 민주주의이고, 그 제도 속에서 많은 기업가들이 도전과 창의를 통해 시장경제를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업가들과 새로운 시대를 동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주도형 발전 모델로는 번영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새 연구·개발(R&D)과 교육 전략이 필요하고, 원활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산업구조와 산업생태계의 혁신이 빈발하게 일어나도록 해야 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새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와 관련해선 “영남·호남·충청 지역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이끄는 젊은 지도자가 돼 보겠다는 포부는 도지사 출마시에 드렸던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내년 당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이 공개되면 최종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과거 함께 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비해 여론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대해선 “월드컵이든 올림픽이든 열리면 새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방자치 분권 확대를 비롯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충남의 제안’을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지역현안을 민원 제기하듯 중앙정부에 제안을 했다.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지역민원 제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안을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충남의 제안이란 이름으로 지역현안을 국가정책 입법 과제로 만들자고 제안하게 됐다. 지역현안을 푸는데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현장의 정책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불펜투수’에서 언제 마운드(대선전)에 오를 예정인가.

“때가 되면 올라갈 것이다.”

▷이미 지금 오른 것 아니냐.

“지역을 뛰어 넘어 대한민국을 이끄는 젊은 지도자가 돼 보겠다고 선언은 진작에 했다. 영남·호남·충청 지역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이끄는 젊은 지도자가 돼 보겠다는 포부는 도지사 출마시에 드렸던 국민과의 약속이다. 내년 당(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절차가 마련되고, 절차에 따라 입후보 일정이 공개되면 그때 최종 말씀을 드리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노무현 시대의 의미와 과제는.

“노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서민 대통령이 되어달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됐다. 그 염원에 따라서 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 정부를 이끌었다. 그런 국민의 염원에 성실하게 임했고, 그런 시대를 만들었던 대통령이다.”

▷김대중·노무현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무슨 뜻인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근·현대사 100년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과거에 발이 묶이는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새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얘기했다. 현실 정치인들이 과거에 얽매이면 안된다. 과거에 얽매여 과거의 친소 관계를 가지고 현실의 정치를 이끈다면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역사는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과거로부터 잘 배워야 하지만 과거에 갇히면 안된다.”

▷개헌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들과 논의해봐야 한다. 개헌은 권력엘리트들이나 한자리 하는 분들이 권력을 나누기 위해 필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이 주인이 되기 위한 국민들과의 계약서다. 현 헌법구조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나라의 주인이 될 것이냐, 그런 이유 때문에 개헌 필요성이 제기돼야 한다. 그런점에서 개헌 논의는 자치분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다만 그런 개헌 논의 진행도 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정파간 유불리를 놓고 진행돼선 안된다. 눈 앞의 선거를 놓고 정국 운영의 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개헌 논의가 아니라 주권 재민의 원리를 확대하고 깊이있게 하기 위한 논의가 되길 바란다.”

▷대선주자들이 개헌 공약을 하고 대선에서 심판받게 하자는 주장도 있다.

“개헌 내용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개헌 내용도 안나왔는데 어떻게 약속하고 심판받고 그러겠나.”

▷내년 대선에서 충청대망론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대선은 영남이든 호남이든 충청이든 지역 대표를 뽑는게 아니다. 국민의 대표를 뽑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를 뽑는 일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문제다. 영남, 호남, 충청 등 지역적으로 가둬놓고 논의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안 지사와 같은 충청 출신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가능성 있다고 보는가.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어떤 비전과 시대정신으로 임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에 민주주의를 수호하도록 돼 있다. 민주주의를 잘 수호해서 5000만 국민과 주권자들이 활기차게 역사를 일궈내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정의 평화 공정 등의 가치를 드높이는 일이 언제나 민주공화국 지도자들에게 원했던 주권자들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과거 함께 했던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경쟁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놓고, 다음번 대한민국을 이끌고자 하는 지도자라면 정책과 비전을 놓고 국민 앞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문 전 대표에 비해 지지율 낮다. 이길 자신 있나.

“월드컵이든 올림픽이든 열리면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한다. 그 전에는 다 무명의 선수들이다.”

▷우리 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지난 1970년대의 국가주도형 발전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 국가주도형 발전모델이 적용됐던 시기에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제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제품 수준의 동일화를 이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추격자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가입하는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우리 뒤에 있는 후발국가들이 우리가 과거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았듯이 우리를 따라잡고 있다. 때문에 이 경제 발전 모델로는 경제적 우위 지위와 번영을 유지하기 어렵다. 새로운 혁신 경제로 가야한다. 혁신 경제는 산업경쟁력 속에서 교육과 국가 연구·개발(R&D), 국가사회의 개방과 창의력에 기초해 만들어지는 새 산업이다. 새 R&D와 교육전략이 필요하고 원활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산업구조와 산업 생태계의 혁신이 빈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산업으로, 새 번영의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야한다.”

▷4찬산업이 미래 먹거리 수단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정치와 정부가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 지도자가 다음번 산업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 처럼 물어보는 것은 성립이 안된다. 미국의 빌 게이츠가 신년도 사업투자 설명회 하는 것처럼 정치 지도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맞지 않다. 정치와 정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야 할 것이고, 자기의 실력과 창의에 입각한 도전이 시장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인해 좌절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주는 것, 이게 정치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5000만 국민 모두가 혁신가이고 발명가다. 5000만명 모든 사람들이 혁신가와 발명가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회의 정의, 공정한 시장질서, 공정한 사회 체질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국민의 역량을 믿는다. 4차 산업 혁명 시기에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어느 때나 똑 같다. 모든 사람들의 도전을 좌절로 귀결되지 않게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사회체제를 만들고,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원초적인 불평등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임금 소득자와 중산층의 몰락을 막고 임금소득 생활자들에게 적절한 소득의 기회를 보장해주는 사회 분배 구조와 조세제도를 통해 5000만명 모두에게 도전의 기회를 갖게 해주는게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산업정책을 얘기할 때 상공부 시기의 정책을 바라는 것 같다. 그 방식은 옛날이다. 관료가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가?. 정치인이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가?. 안그렇다. 미국은 기업가들이 시장을 예측하고 기업가들이 시장을 개척한다. 모든 사람이 도전할 수 있고, 기업가 정신이 살아 숨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그 기업가 정신이 살아 숨쉬는 대한민국을 위해 뭐가 필요하냐. 자본·기술·노동력·토지라고 하는 기업활동의 기본 요소가 가장 원활하게 공급돼야 한다. 좋은 노동력이 공급될 수 있어야 하고, 좋은 기술이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게 교육과 대학정책의 핵심이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데 가장 유능하고 효과적인 정부를 만들어 내는 일, 그 사회 체제를 이끄는 일,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충남 도정에 이러한 구상을 적용했나.

“80~90%가 중앙정부에서 하라는 일을 해야 하는게 대한민국 지방정치의 수준이다. 지방 정부의 성공사례를 가지고 말하으면 좋겠으나 현실적으로 현재의 지방자치제 구조에서는 창의와 혁신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이른바 86(60년대생, 80년대 학번)세대가 먹고사는 문제에 다소 소홀했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86세대가 장관을 해봤나, 차관을 해봤나, 당 대표를 해봤나. 소홀히 했다고 평가할만 한게 없다. 다만 좀 더 기대를 모았던 86 젊은 정치인들이 새 시대에 맞춰 새 미래 비전을 가지고 정치 사회를 이끌었으면 하는 기대에 다 보답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선 죄송하다. 민주주의와 경제가 다른 것 처럼 보는 시각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민주주의는 시장경제의 기초다. 시장경제가 살려면 민주주의가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민주주의는 데모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경제는 민주주의와 상관없이 발전할 수 있는 것 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어 왔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좋은 민주주의 사회 제도에 바탕 할 때라야만 좋은 시장 경제의 번영이 이뤄진다. 정부와 정치는 경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지난 박정희 시대의 국가주도형 발전모델과 같이 정치가 경제를 이끌고 가는 것 처럼 말하는 것도 잘못된 표현이다. 정부와 정치가 좋은 노동시장 제도, 좋은 금산분리, 좋은 금융시장 정책, 좋은 대외개방 전략, 기업 M&A와 관련된 좋은 시장 제도를 만드는 것 등을 통해 시장이 활기차게 돌아가도록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제도를 잘 만들어내는게 민주주의다. 그 속에서 많은 기업가들이 도전과 창의를 통해 시장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점에서 기업가들과 새로운 시대를 동업하고 싶다. 정치 지도자로서 나를 따르라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계의 지도자, 문화예술계의 지도자, 시장경제의 지도자, 즉 기업가들과 우리는 ‘거버넌스’를 형성해야. 이 거버넌스 체제를 효과적으로 만들어야만 그것이 선진 경제로 가는 길이다. 그럴때라야만 우리는 노사관계에 대한 새로운 틀을 만들 수 있고, 지금과 같은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동 시기에 걸맞는 노동시장 제도에 합의할 수 있다.

기술과 제품의 엄청난 급변기 때 20세기 방식의 평생 고용 보장 노동 시장 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 그러나 어느 시대건 임금 소득 생활자들의 생활이 불안전하면 국민경제는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노사 문화와 노동시장을 만들어내는 일, 그 제도를 제도화시키는 일, 이것은 좋은 민주주의 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노동개혁은 안될 수 밖에 없다. 현재 노동시장 정책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만 있지 재취업과 재고용, 임금소득의 향상에 대한 미래비전은 하나도 없지 않나. 이 상태에서 어떻게 합의가 되나.”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누군가와 관계가 잘 안풀리면 의절하고 살든지, 꾸준히 참고 대화하든지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 대화는 꾸준히 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안되는 것에 대해선 확고하게 입장을 가지고 응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한반도 핵무장과 핵 경쟁은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갖고 가야 한다. 그러나 대화는 대화대로 해야 한다. 남북 모두가 필요하다. 우리의 원칙적인 입장은 가지고 가되, 대화는 대화대로 해야 한다. 현재처럼 경색국면을 유지하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계속 가는 것이 이득일게 없다. 한 때 북한폭격까지 거론된 적 있다. 전쟁은 안되는 것이다. 선을 그어놨으면 우리의 제재 범위도 그 이상 넘어갈 수 없다. 전쟁도 할 수 있는 것 처럼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정말 순진하거나 무책임한 것이다. 냉정함과 대화, 이 두가지 방법 외에 뭐가 있나.”

▷대통령을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한 뜻은 무엇인가.

“모든 지도자들한테 드리는 말씀이다. 대통령이나, 도지사나, 시장이나 직접 선출되는 장(長)은 일을 하는데 너무 어렵다. 잘하든 못하든 임기가 합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분에게 그 임기 동안 자꾸 따뜻하게 격려해서 일 잘하라고 해드리는게 제일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말씀 드린 것이다.”

▷정치권에서 계파 정치가 여전하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20세기 낡은 정치의 풍경이다. 어느 선진국에서 계파라는 단어를 쓰나?. 유럽과 미국에서 계파라는 단어를 쓰나?. 오바마파, 클린턴파라고 쓰나?. 얼마나 후진적 단어냐. 국회의원 한명 한명이 어떻게 누구파가 될 수 있나.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의 비전과 정책으로 정치를 하려 하지 않고 친소관계로 자꾸 묶으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다. 계파는 끝내야 하는 단어다. 지난 시절 우리는 정경유착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많이 썼나. 지금 정경유착 단어를 별로 안쓴다. 유착할만한 권력이 없다. 5년 마다 정권이 끝나는데 어떻게 정경유착을 할 수 있나. 기업들이 10년, 20년 앞을 보고 투자하는데…. 계파는 봉건시대 사대부들이나 쓰는 단어다. 그런 파벌이나 그런 분류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도 없고 또 그런 것을 전제로 해서 풀려고도 하지 않았다.”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두고 정치권이 충돌했다.

“민주주의에서 결정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조선시대엔 임금이나 고관대작이 결정하면 된다. 오늘날 의사결정 메커니즘은 어떤가. 첫번째 법률에 의해 규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의사결정 구조를 성실하게 밟아야 한다. 법률에 따른 의사결정 구조가 불명확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사드(THAAD·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국회 비준사안인지 아닌지가 그렇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내에서의 주둔군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그 법률에 위임돼 있다고 우리 정부는 주장한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한테도 법률적 권한이 없다.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결정하면 그만이다. 우리가 논의할 것도 없다. 국회는 권한에 따라 해임안을 낼 수 있다. 대통령은 거부권이 있는 것 같다. 이런 법률과 제도와 규칙에 의해 결정되는 게 민주주의의 첫번째다. 이 민주주의가 더 성립되려면 민심과 대화하려는 여론의 정치를 해줘야 한다.

이 여론의 정치 과정이 없는 법과 제도와 규칙은 성립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사립학교법과 국가보안법 개편 문제에 대해 여론 조사를 해보면 60% 이상이 그 법을 폐기하거나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이 수정안을 내서 통과시켰는데,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한달반인가 장외집회를 했다.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민주공화국 헌법 원리로 본다면 대통령이 존중 안할 도리가 없어 그 법을 재수정 시켜서 타협을 했다.

민주주의 정치는 여론의 광장을 통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없으면 안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여론의 광장에서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하나도 없다. 토 달지 말라는 말 이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다. 민주주의 지도자라면 반드시 여론의 광장에서 대화와 타협의 과정을 거치기 위한 개방된 지도력이 필요하고, 개방된 지도력이라고 하더라도 법률과 규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따라야 한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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