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투자 성공 전략
아는 만큼 보인다는 뜻의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은 모든 일상생활에 적용된다. 변동성이 커지고 위험 요인은 많아지는 금융시장에서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속적인 저성장·저금리 그리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특정 자산에 편중된 투자나 정기 예금상품 위주의 투자만으로는 원하는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 규모에 관계없이 체계적인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6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이 자산관리에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건 금융상품과 금융시장 관련 정보다. 금융상품과 금융시장 관련 정보는 인터넷이나 거래하고 있는 금융회사의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금융상품과 맞닥뜨리게 되면 자신감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식형펀드보다 채권형펀드가 위험이 낮다는 판단에서 채권형펀드에 투자했지만 오히려 손실이 나는 경우처럼 통념과 달리 투자 수익률이 결정되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투자 성공 전략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펀드 투자 위험 등급 분류 기준’을 잘 활용하면 고민을 덜 수 있다. 지난 7월 개정된 이 기준은 투자 대상 펀드의 실제 위험 수준을 비교적 자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펀드 선택 시점에 합리적 판단을 하도록 도움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실제 위험 수준을 알게 되면 추가 투자나 환매 등 의사결정이 수월해진다.

개정된 투자 위험 등급은 기존 5등급에서 6등급으로 세분화됐다. 설정 이후 3년이 지난 투자 상품을 수익률 변동성에 따라 분류했다. 수익률 변동성이 25%를 초과하면 1등급(매우 높은 위험), 25% 이하면 2등급(높은 위험), 15% 이하면 3등급(다소 높은 위험), 10% 이하면 4등급(보통 위험), 5% 이하면 5등급(낮은 위험), 0.5% 이하면 6등급(매우 낮은 위험)이다.

수익률 변동성은 최근 3년간 주간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구하고 이를 연간 환산하는 식으로 산출한다. 결산 시점마다 다시 산정하고 등급도 재분류한다. 3년이 지나지 않았으면 자산 종류·위험도에 따라 위험 등급이 결정된다. 이후 수익률 변동으로 기준이 바뀌면 등급도 달라진다.

예컨대 주가연계증권(ELS)은 1~4등급으로 등급이 나뉜다.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1등급,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원금 손실 구간(녹인·knock in)이 55% 이상인 ELS는 2등급, 녹인이 50% 이하거나 노녹인(no-knock in) ELS는 3등급, 원금 부분 보장 ELS는 4등급으로 구분한다.

주식형펀드도 변동성에 따라 2~4등급으로 나뉜다. 채권형펀드 역시 4~6등급으로 위험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펀드 청산 때까지 바뀌지 않았던 기존 위험 등급이 이제는 결산 시점마다 재산정돼 투자자에게 더 유리해졌다. 같은 ELS라도 위험이 낮은 상품으로, 같은 주식형펀드라도 투자 위험이 덜한 것을 고를 수 있다. 반대로 같은 채권형펀드지만 기대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고를 수도 있다.

새로운 위험 등급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 비해 합리적인 투자 결정이 가능해진 건 사실이다. 투자 결정도 아는 만큼 현명하게 할 수 있다.

김미경 <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