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은행들의 아파트 중도금 대출(집단대출) 심사가 더욱 깐깐해진다.

지난 8월 말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달 1일부터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췄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달부터 신규 아파트 분양 사업장에 대한 대출 심사를 강화한다. 주금공과 HUG가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을 종전 100%에서 90%로 낮춘 데 따른 조치다.

지금까지 신규 분양 아파트는 입주예정자가 은행에서 중도금을 대출받을 때 주금공과 HUG가 은행 대출의 100%를 보증해줬다. 건설업체 잘못으로 아파트 건설사업이 중단되더라도 은행의 중도금 대출을 주금공과 HUG가 전액 갚아준다는 얘기다. 하지만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지적되자 정부는 8월 주금공과 HUG의 보증비율을 90%로 낮추기로 했다. 중도금 대출의 90%에 대해선 주금공 등이 보증해주지만 나머지 10%는 은행이 손실부담을 떠안으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달부터 중도금 대출 심사 때 차주(借主)의 신용도와 소득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을 떼일 경우 은행이 져야 할 위험부담이 커진 만큼 중도금 대출 금리를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부 은행은 같은 아파트를 분양받더라도 차주의 소득과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와 금리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고객별로 대출금리 한도 등을 차별화할 수 있다”며 “집단대출 관리가 전반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이 주금공, HUG에서 받을 수 있는 중도금 대출 보증도 이달부터 줄어든다. 지난달까지는 주금공과 HUG에서 1인당 두 건씩의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는 두 기관을 합해 총 두 건만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