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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기요금 총괄원가의 상세내역 공개해야

입력 2016-10-02 17:32:00 | 수정 2016-10-03 01:34:56 | 지면정보 2016-10-03 A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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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비용에 적정이윤 붙인 총괄원가
상세내역 안 밝히면 악용 소지 커
투명하게 드러내 의혹 불식시켜야

홍순만 < 연세대 교수·행정학 sounman_hong@yonsei.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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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기록적인 더위로 예년보다 전기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많은 시민이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전기요금 폭탄’을 맞으며, 한국전력의 전기요금이 도마에 올랐다.

전기요금은 한국전력이 전기를 생산할 때 투입한 총 경제적 비용, 전문용어로 ‘총괄원가’ 수준으로 규제하고 있다. 총괄원가는 한국전력이 투입한 회계상 비용에 적정투자보수라고 불리는 일종의 적정이윤을 더해 계산한다. 한국전력이 가정용 전기를 원가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할 때, 이 ‘원가’라 함은 적정이윤을 포함한 총괄원가를 지칭하는 것이다.

제도가 이렇다 보니 공기업은 요금 수준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실제 이들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의 이윤이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적정이윤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할 때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

심지어는 요금을 규제받고 있는 규제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윤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추진된 수익사업의 이윤을 크게 웃도는 기형적인 상황도 발생한다. 공기업이 수익사업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수익창출을 통해, 낮은 공공요금으로 인한 규제사업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국내 일부 공기업은 거꾸로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판매해 벌어들인 이윤으로 수익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메우고 있다. 웃지 못할 상황이다.

그렇다면 공공요금을 총괄원가 수준으로 규제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이 제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공기업이 이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적정이윤은 공기업이 투자한 설비금액의 일정비율로 계산된다. 설비투자금액이 클수록 기회비용도 크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적정이윤을 보장해 주는 개념이다. 제도가 이렇다 보니 공기업이 높은 수준의 적정이윤을 보장받기 위해 설비에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투자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설비투자를 늘릴수록 적정이윤이 높게 계산돼 총괄원가는 상승하고, 이는 공공요금의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은 가중된다. 요금 수준이 높게 책정되니 공기업의 손익계산서상 매출과 이윤도 증가한다.

또 공기업이 규제사업과 수익사업을 동시에 영위할 경우에는 수익사업에서 발생한 비용을 규제사업에서 발생한 것인 양 전가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규제사업에서 발생한 비용은 공공요금으로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업은 손쉽게 이윤을 늘릴 수 있고, 결국 그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회계정보의 왜곡으로 인해 공공요금이 인상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해법은 무엇인가. 먼저 공공요금을 총괄원가 수준으로 규제하는 현재의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해외 일부 선진국에서는 공공요금을 총괄원가 수준으로 규제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물가지수에 연동하는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을 고민해 왔다. 그러나 공공요금의 규제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혁하는 것보다 더 쉬운 대안이 있다. 현재까지 공공요금 수준을 결정하는 근거로 사용된 총괄원가의 상세한 내역을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정보의 투명성만 확보한다면 정부 및 공기업들이 이 제도를 악용할 소지도 현저히 줄어든다. 일부 공기업은 지금껏 총괄원가의 상세내역을 국정감사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숨기면 숨길수록 의혹만 커질 뿐이다.

정부는 공공요금 수준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산출됐음을 국민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공공요금은 국민의 복지와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정부는 지혜를 모아 더 개선된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홍순만 < 연세대 교수·행정학 sounman_hong@yonsei.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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