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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훌륭한 예술…잘 짜인 그림과 같죠"

입력 2016-10-02 18:19:25 | 수정 2016-10-03 01:12:54 | 지면정보 2016-10-03 A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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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 3일부터 한경갤러리 초대전

"좋은 그림과 훌륭한 경영은
창조·열정·프로 정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닮았죠"
서양화가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이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 ‘잃어버린 지평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서양화가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이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 ‘잃어버린 지평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1970년대 초 서른한 살 때 뉴욕에서 미국 투자금융회사 아시아지역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던 어느 날 센트럴파크에서 그림을 그리던 젊은 화가를 알게 됐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의 말에 화가는 브로드웨이에 있는 유명 화방으로 그를 데리고 가더니 물감, 캔버스, 이젤, 초보용 미술 실기 서적 등 1500달러어치의 화구를 안겼다. 1년 동안 책을 보고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다. 1974년 한국으로 돌아와 미국 전자회사 GE코리아와 인연을 맺으면서 그림에 더 몰두했다. GE코리아에서 약 30년간 근무한 그는 2002년 퇴임한 뒤 CEO컨설팅그룹을 설립해 GE에서 배운 경영 노하우를 기업과 대학생들에게 전수하면서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신미술회 부회장을 맡으며 당당하게 프로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그린 작품이 700~800점에 이른다. 한때 ‘외국계 기업의 대부’로 통하던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77)의 이야기다.

강 회장이 한국경제신문 창간 52주년을 맞아 3~21일 한경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창조경영을 그린다’를 주제로 풍경화와 인물화, 수채화 등 수작 30여점을 걸었다. 그는 “월급쟁이, 경영인, 화가로 이어지는 삼모작 인생은 창조경영과 회화의 상상력을 극대화해 삶과 예술을 일치시키는, 조화로운 세계로의 도전”이라며 “화가로서 그림을 그리면서 늘 새로운 창의적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누하동 아틀리에에서 작업하고 있는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기사 이미지 보기

서울 누하동 아틀리에에서 작업하고 있는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

그는 일찍부터 기업인들 사이에서 ‘그림 그리는 최고경영자(CEO)’로 불렸다. 1939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경제학과를 거쳐 연세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금융투자회사 부사장, 대한전선 무역·마케팅 책임자, GE코리아 회장으로 활동하며 40년간 바쁜 경영 인생을 산 그가 어떻게 전문가 수준의 화가가 될 수 있었을까.

강 회장은 GE코리아 근무시절 특별한 일이 없으면 퇴근 후 오후 8시부터 밤 1~2시까지 그림 작업에 몰입했다. 낮에는 경영에 몰두하고 밤이면 캔버스 앞에 앉아 ‘주경야화(晝經夜畵)’를 생활화했다. 일요일이면 유명 화가들과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며 야외 스케치에 나섰다. 작고한 차일두 화백을 비롯해 박득순 초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박기태 화백 등 수많은 중견·원로 화가와 친분을 맺고 서양화의 기본기를 다졌다.

그는 주로 풍경화를 그린다. 강 회장은 “틈만 나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을 여행하며 정감 넘치는 장면을 화면에 풀어냈다”며 전시 작품의 이름과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건 중국 티베트자치구의 해발 40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있는 구게왕국 유적지를 그린 것인데 천하의 절경 샹그릴라 같아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이라 이름 붙였어요. 이것은 중국 윈난성에서 생활하는 23개 소수민족의 터전인 계단식 농장을 묘사했어요. 풍경도 아름답지만 계단식 농토에 매료돼 화폭에 담았습니다.”

그의 그림 이야기는 막힘 없이 이어졌다.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신의주, 백두산 천지, 고향 상주의 황금 들녁, 헬리콥터에서 스케치한 임진강변, 스페인 세고비아 유적지, 폴란드 크라쿠프 남쪽 비스와강 둔치에 있는 황토색 짙은 바벨성을 보세요. 풍경도 눈길을 끌지만 스토리가 있어 더 애착이 갑니다.” 그의 조형관은 이처럼 자연과의 교감이나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가슴으로 그린다.

강 회장이 그림에 매달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GE에서 활동할 때 미국 NBC 특별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는 앵커가 ‘미술과 경영이 전혀 다른데 어떻게 두 가지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와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경영이나 예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조, 열정, 프로정신이 필요한데 기본정신은 같습니다. 기업 경영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죠. 잘 짜인 구도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요. 성공한 경영은 종합예술이고, 성공한 경영자는 훌륭한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그림이 한결같이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그린 부감법(俯瞰法)을 활용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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