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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리포트] 으슥한 골목에 CCTV·비상벨…'셉테드 마을' 범죄 '뚝'

입력 2016-10-01 09:00:19 | 수정 2016-10-01 09:00:19 | 지면정보 2016-10-01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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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별 '셉테드' 운영 실태 살펴보니

양천구 신월3동 경인어린이공원
초소 설치·주민 감시…취객 사라져

골목에 비상벨 설치·벽화 그려
염리동, 절도 다발지역 오명 벗어

설치만 하고 관리 소홀한 곳 많아
면목동은 범죄신고 13.8% 늘어
서울 동작구 신대방1동의 한 골목길(왼쪽)이 셉테드 도입 이후(오른쪽) 깔끔하게 변했다. 동작구청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서울 동작구 신대방1동의 한 골목길(왼쪽)이 셉테드 도입 이후(오른쪽) 깔끔하게 변했다. 동작구청 제공

서울 양천구 신월3동 경인어린이공원은 취객들의 놀이터였다. 취객들이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고 난동을 피웠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취객을 내쫓아달라’는 민원을 매년 수십건씩 경찰과 구청에 냈지만 수년간 방치됐다. 경인어린이공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다. 양천구청이 우범지역 범죄 예방을 위해 셉테드(CPTED) 사업에 나서면서다. 구청은 공원에 순찰 초소인 ‘지킴마루’를 설치했다. 지킴마루는 기존 자율방범대 초소를 범죄 예방 기능은 물론 동네 쉼터와 어린이 작은도서관, 도시락배달 자원봉사 등의 소규모 복지·문화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재단장한 곳이다. 주민들은 순번제로 감시 근무를 서면서 문화생활도 즐긴다.

서울시 자치구들이 범죄 예방을 위해 동네 우범지역을 집중적으로 손보고 있다. 다양한 안전시설과 수단을 적용하는 셉테드 사업은 국내에선 뉴타운을 중심으로 도입됐다. 셉테드 효과가 속속 입증되면서 도시 재생과 범죄 예방을 위해 자치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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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유일하게 셉테드팀 운영

30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자치구 25곳 중 21곳이 셉테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동작구가 가장 많은 5건(전체 예산 15억6000만원)을 진행하고 있다. 동작구는 2014년부터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범죄예방 디자인팀을 운영하고 있다.

동작구청은 신대방1동 곳곳에 ‘문단속 주의’, ‘쓰레기 투기 금지’ 등을 알리는 외국어 안내판을 붙였다. 쓰레기 분리수거함 부근과 어두운 골목 등에는 폐쇄회로(CC)TV와 가로등, 반사경을 집중적으로 설치했다. 수년 전 대림동과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에 살던 중국인들이 몰려오면서 폭력 절도 등 범죄와 함께 쓰레기 무단 투기가 늘어나 주민의 불안감이 높았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절도가 많은 골목에 운동기구를 설치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감시하도록 유도한 결과 절도 신고가 30% 이상 감소했다”며 “중국인과 한국인 주민 사이의 갈등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강북구 삼양동에는 학생 등굣길에 수십채의 폐가가 방치돼 범죄 우려가 높았다. 강북구청은 폐가 앞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마을 게시판이나 갤러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폐가 인근 공터는 텃밭으로 만들었다. 텃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주변을 감시하도록 해 범죄를 방지하는 효과를 냈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골목에서 폐가가 훤히 보여 동네가 음침했다”며 “지금은 활동하는 사람도 많고 폐가가 보이지도 않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셉테드 예산 규모는 종로구(92억5000만원)가 가장 크다. 종로구는 올해 말까지 창신·숭인 일대 골목길에 셉테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폭 4m 미만의 좁은 골목 사이로 오래 된 봉제공장과 상점이 빼곡히 들어서 범죄 위험이 높았다. 어두운 골목길에 비상벨과 태양광 조명등, 반사 시트 등을 설치한다.

◆염리·행운·용산동 112 신고↓

셉테드 효과가 크다는 것은 112 신고 건수로 증명되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내놓은 ‘2015년 서울시 범죄예방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 셉테드 사업지역 4곳 중 3곳의 폭력, 절도 등 112 신고 접수 건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대표적으로 마포구 염리동은 지난해 112 신고 건수가 485건으로 2013년(522건)보다 약 7.1%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의 112 신고 건수가 7만5455건에서 7만8104건으로 3.5%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염리동은 2012년 서울에서 최초로 셉테드를 적용한 곳이다. 특히 절도 신고 건수는 252건에서 194건으로 크게 줄었다. 2013년 셉테드를 시작한 관악구 행운동과 용산구 용산2동에서도 같은 기간 절도범죄 112 신고 건수가 각각 35.1%, 4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순히 CCTV를 늘리고 벽화를 그린다고 해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2013년 셉테드 사업을 시작한 중랑구 면목동은 112 주요 범죄 신고 건수가 519건으로 2012년(456건)보다 오히려 13.8% 증가했다.

박준휘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면목동은 예산 규모에 비해 사업 대상 지역이 너무 넓어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지역에 있는 출소자 재활시설로 인해 CCTV 설치에도 주민 불안감은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 셉테드(CPTED)

범죄예방환경설계(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도시 환경을 바꿔 주민 범죄를 방지하고 주민 불안감을 줄이는 기법. 어두운 골목길에 폐쇄회로TV(CCTV), 가로등을 설치하거나 외진 곳의 담벼락을 없애 주민들의 자연 감시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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