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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대한민국 검찰] 어느 전직 검사장의 반성 "68년 전 '막강 수사권' 그대로…이젠 제한해야"

입력 2016-09-29 17:40:27 | 수정 2016-09-30 02:37:28 | 지면정보 2016-09-30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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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깎는 각오로 개혁할 때
공수처 설립은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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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안됩니다. 비장한 각오로 검찰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서울지역 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뒤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30년 가까운 검사 생활 동안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쳐 ‘뼛속까지 검사’로 통한다. A변호사는 “검찰에 있는 후배들이 좋아할 얘기는 아닐 것”이라면서 “지금은 검찰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반성문을 써야 할 때”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털면 나온다’는 식의 잘못된 수사관행과 실제로 털어서 감옥에 보낼 수도 있는 권한 남용이 계속된다면 검찰은 결국 도태되고 국민에게 외면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회 변화와는 뒤떨어진 채 검찰 조직만 1948년 검찰제도 구축 당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A변호사는 일제 강점기 악랄했던 ‘친일 경찰’의 악몽 때문에 탄생한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68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그는 “한국 검찰에 막강한 힘을 갖게 해준 직접수사권은 1948년 제헌입법자들이 ‘친일 경찰’ 논란 때문에 특별히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진경준 전 검사장과 김형준 부장검사 사건이 연이어 터진 것은 검찰에 대한 ‘공포심’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주 넥슨 회장이 주식을 뇌물로 준 것도, 굴지의 대기업인 대한항공이 진 전 검사장 처남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도 ‘잘못 보이면 언제 괴롭힘을 당하고 털릴지 모른다’는 공포심 탓이라는 것이다. 그는 “검찰이 아무런 제한 없이 수사권을 행사하는 한 제2, 제3의 괴물검사는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직접수사권 발동 요건을 ‘거악 척결’ 등 예외적인 때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변호사는 다만 “공직자비리수사처 등 수사기관이 많이 생기는 건 오히려 국민이 불행해지는 길”이라며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민주적으로 제한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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