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유령계좌 스캔들’의 책임을 물어 앞으로 1년 동안 웰스파고은행과의 거래관계를 중단하기로 했다. 존 챙 캘리포니아주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향후 12개월간 주정부의 지방채 발행뿐만 아니라 주의 은행업무, 투자활동 등에서 웰스파고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웰스파고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상업은행으로 자산 기준 미국 4위, 시가총액 기준 1위 은행이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웰스파고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지방채 발행 위탁업무를 주로 웰스파고가 맡아왔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큰손’으로 꼽힌다.

웰스파고는 존 스텀프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한 보상금 4100만달러(약 450억원)를 환수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웰스파고 이사회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스텀프 CEO에게 준 스톡옵션의 일종인 ‘언베스티드 스톡(unvested stock)’을 박탈했다. 징계를 받게 된 스텀프 CEO는 조사받는 동안 월급도 받지 못한다. 부정행위가 일어난 당시 웰스파고 소매금융 대표였던 캐리 톨스테트도 1900만달러(약 209억원)의 언베스티드 스톡을 잃게 됐다.

유령계좌 스캔들은 웰스파고 직원들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고객 정보를 무단 도용해 최대 200만개의 ‘유령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적발된 사건이다.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웰스파고의 유령계좌 스캔들과 관련해 “대형 은행에 비슷한 불법행위가 있는지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정밀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