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시각] 위안화 SDR 편입, 중국 금융비즈니스 기회다
중국 위안화(RMB)가 오는 10월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으로 편입된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이어, 금융영역에서도 세계경제의 중요 성원이 되는 것이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많은 반대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0조8000억달러(세계비중 13.5%), 무역 3조9600억달러(세계비중 11.9%), 외환보유액 3조3000억달러의 실체를 기반으로 IMF 관문을 뚫었다. IMF로서도 세계 경제발전의 약 30%가 중국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당장은 그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세계경제의 구도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는 동인으로는 충분하다고 본다.

우선 중국은 두통거리 중 하나인 과다 외환보유액의 처리에 숨통이 트였다. 2009년부터 대대적인 위안화 국제화에 나서고 있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 만큼 무역거래, 투자에서 각국의 외환보유통화로서 그 영역을 넓혀 가게 됐다. 추가로 쌓이게 될 외환을 위안화로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과도한 달러 의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미 중국은 한국을 포함해 15개 이상의 위안화 허브를 구축했다. 통화스와프계약도 30개국 이상과 3조위안 이상을 체결했다. 위안화는 더욱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날개를 달게 된 셈이다.

물론 문제는 있다. 과거 WTO 가입시 그 제도를 활용해서 무역을 획기적으로 늘린 주력군은 중국에 투자한 외국의 다국적 기업이었다. 마찬가지로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 외국의 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위안화를 더 많이 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는 중국 자본계정의 자유화와 직결된다. 즉 자본시장에서 자금의 유입과 유출이 자유롭게 일어나야 한다. 아직은 그런 여건이 성숙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하이, 선전 등 금융특구의 점진적 확충은 내부적으로 시간표를 가지고 자본계정 자유화를 차츰 추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최근 중국의 주가지수가 3000대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이런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2025년이 주목된다. 그때쯤이면 경제규모의 신장세로나, 국제화 진전 측면에서 위안화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질 것이다.

이번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경제 관련 문제를 읽는 데 또 하나의 시사점을 준다. 아직도 서방언론을 중심으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계속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몇 달 전 한국을 방문한 IMF 고위관계자는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리라는 예측을 내기는 쉽지 않았다. 많은 회의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SDR에 편입됐다. 중국화폐가 국제수출품이 된 것이다. IMF도 금융부문에서 중국의 실체를 인정한 결과다. 우리도 좀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2014년 말 일본을 앞질러서 위안화 역내거래소로서의 역할을 따냈다. 위안화가 SDR로 편입되는 이상 우리가 하기에 따라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우리가 2년이 지난 현재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안화 비즈니스를 확충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위안화 허브를 활용한 창의적인 금융상품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최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우리 경쟁력이 26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 주범은 금융 낙후성이다. 금융 비즈니스는 시간, 정보, 네트워크사업이다. 그 핵심에 인력이 있다. 금융계는 지금이라도 중국금융 관련 인력을 대대적으로 키워야 한다.

정영록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경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