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베이 "10년간 10억달러 투자…더 늘릴 것"
“한국은 전자·자동차 등 글로벌 첨단 산업의 중심지입니다. 솔베이가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입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다국적 화학기업 솔베이의 아시아태평양총괄 앙드레 노통 대표(사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28~29일 개최한 ‘외국인투자주간 2016’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솔베이는 한국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솔베이는 1975년 인천에 치약·화장품 등 소비재 원료 공장을 지으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2000년대 들어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 자동차용 강화 플라스틱 등 신소재부문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노통 대표는 1990년대 초 솔베이가 삼성, 한화 등과 합작법인을 구성할 때 한국에 왔고 이후에도 한국과 본사를 오가며 근무한 ‘한국통’이다.

노통 대표는 “최근 10년간 한국에 투자한 금액만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투자 건은 2014년 이화여대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 설립, 오는 11월 준공 예정인 새만금 실리카공장 등이다. 이화여대 솔베이 R&D센터는 인도, 중국과 함께 솔베이의 아시아 지역 3대 R&D 거점이다.

그는 “1억달러(약 1100억원)가량 투자한 새만금 실리카공장은 내년부터 한국타이어 등 주요 고객사에 친환경 타이어에 들어가는 경량 합성고무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600여명을 고용하고 연간 수입 대체효과 2000억원을 발생시켜 한국 신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통 대표는 한국 투자를 늘리는 이유로 한국이 첨단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초기에는 중국과 일본에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과 물류 인프라가 좋다는 점 등에서 한국 진출을 결정했다”며 “최근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타이어, 자동차용 강화 플라스틱 등에서 한국 기업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꼭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베이가 원료를 공급하는 한국 기업들이 대부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이 확실하다는 점도 한국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노통 대표는 앞으로 한국 투자 확대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규제 완화를 들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기준에 맞춘 공장을 지었는데 한국 기준에 안 맞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최근에는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투자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