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로운 경기 방식으로 지적받아 온 태권도가 국제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잡았다.

아시아태권도연맹(ATU)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에 겨루기와 별도로 ‘품새’ 종목을 추가하는 방안이 최종 승인됐다고 29일 밝혔다.

품새는 동작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태권도 종목이다. 일선 태권도장에서 승급과 승단을 위해 배우는 ‘태극 1장’, ‘고려’ 등과 같이 약속된 동작을 수행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리듬체조와 같이 동작에 따른 예술성 등으로 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수준에 따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시안게임 품새에는 정해진 동작을 연기하는 ‘공인 품새’와 선수가 스스로 창의적인 동작을 구성하는 ‘자유 품새’ 등이 세부 종목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석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은 “아시안게임에 품새 종목을 추가하기 위해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 등 태권도 주요 단체와 정부 등이 함께 힘써왔다”며 “태권도가 겨루기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생활 속 스포츠활동으로 스며들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태권도연맹은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을 위해 ‘힘차리’, ‘새별’ 등 경기용 품새 동작 개발에 매진해 왔다.

이번 종목채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개최국인 인도네시아측 조직위원회였다. 인도네시아는 ‘태권도 인구 100만명’을 자랑하며 겨루기뿐 아니라 품새 대회에 대한 스포츠계의 이해가 그 어느나라보다 컸다. 경기방식과 메달 수 등 세부사항은 이달 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한편, 첫 시험 무대도 펼쳐진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29일(현지시간)부터 10월 2일까지 나흘간 페루 리마의 국립스포츠빌리지 비데나경기장에서 '제10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안게임 종목 채택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로 55개국에서 760명의 선수가 참가해 공인 및 자유 품새부문 경기에서 총 36개의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룬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