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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CEO & Issue focus] 비 메리어트가문서 첫 CEO, 스타우드 인수…호텔업계 세계 1위로

입력 2016-09-29 16:38:08 | 수정 2016-10-04 10:12:07 | 지면정보 2016-09-30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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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소렌슨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CEO
탁월한 업무능력…승승장구

회사 소송 대행 변호사로 인연
복잡한 금융소송 깔끔하게 처리…정치성향 다른 빌 회장에 깊은 인상
인수합병 업무 맡아 재능 발휘

"사심없이 회사 일에만 매진"
타업계 '러브콜' 거들떠 보지도 않아
선교사 부모 밑에서 종교적 믿음 키워…크리스천인 빌 회장도 친근감 가져

"규모 커질수록 경쟁력 높아져"
중국 등과 경쟁…M&A 능력 발휘
136억불 베팅해 스타우드 호텔 인수…CEO 맡은 후 주가 2배 이상 증가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일러스트=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빌 메리어트로 불리는 존 월러드 메리어트 주니어(84). 그는 1964년 서른두 살에 아버지 존 월러드 메리어트 시니어(1900~1985)로부터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받아 ‘글로벌 호텔 제국’을 키워냈다. 메리어트, 리츠칼튼, 코트야드 등의 호텔 브랜드가 모두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지붕 아래 있다.

빌 메리어트는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싶어했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가문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운영하는 호텔 그룹이다. 그에게는 네 명의 자녀가 있었다. 차남 존 메리어트는 30년간 회사에서 일하며 호텔업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빌 메리어트는 2012년 회장 취임과 함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인물에게 CEO를 맡겼다. 혈연은커녕 정치적 시각조차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골수 공화당 지지자였던 빌 회장은 민주당원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주인공은 안 소렌슨(57·사진)이다. 빌 회장은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했더라면 아들 존에게 물려줬겠지만 회사를 위해 소렌슨을 선택했다고 회고했다.

빌 회장의 선견지명은 틀리지 않았다. 소렌슨 CEO는 지난주 쉐라톤, 웨스틴, 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타우드호텔앤드리조트 인수를 매듭짓고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을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의 반열에 올렸다.

◆메리어트 변호사로 첫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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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슨 CEO와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인연은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메리어트는 대형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채권채무 관계와 금융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탓에 메리어트 내부에서조차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였다. 소렌슨은 메리어트를 대변하는 미국 대형 법률회사 레이섬앤드와킨스의 변호사로 소송을 담당했다. 그는 메리어트 소송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경영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3년 뒤 빌 회장의 권유로 소렌슨은 메리어트의 일원이 됐다.

소렌슨은 메리어트에 입사하면서 독특한 조건을 내걸었다. 법률부서에서 일하기는 싫다는 얘기였다. 변호사가 필요하면 레이섬앤드와킨스와 계약만으로도 자신과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고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빌 회장은 소렌슨의 의견을 수긍하면서도 2년간은 사업개발 수석부사장으로 인수합병을 담당하도록 했고, 1998년 최고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했다.

소렌슨은 CFO로 일하면서 호텔업계를 속속들이 파악했다. 2003년에는 유럽부문 대표에도 올라 현장 실무까지 꿰뚫어볼 기회까지 얻었다. 2009년에는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됐다. 빌 회장은 “특출한 재능은 물론 근면한 자세와 팀을 먼저 고려하는 모습, 결과중심주의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소렌슨 CEO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탁월한 업무솜씨가 크게 작용했지만 겸손한 태도 또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나의 이름이 호텔의 문패에 걸려 있지 않다는 사실을 한 번도 잊지 않았다”며 “그저 일을 사랑했고 회사의 문화가 좋아서 매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소렌슨의 막역한 친구인 티머시 슈라이버 전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은 “소렌슨으로부터 내가 잘나간다거나 차기 CEO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거만한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고 치켜세웠다.

소렌슨은 그저 묵묵히 일했다. 호텔업계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빌 회장은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의 임원은 최고 자리에 오르기 어렵지만 소렌슨은 정말로 메리어트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소렌슨의 성공에는 종교 영향도 컸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미네소타대 로스쿨을 졸업하기에 앞서 아이오와주 루터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소렌슨과 형제자매는 모두 일본에서 태어났는데, 그 이유는 아버지가 일본에서 선교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소렌슨은 “종교를 통해 다양한 종교적 문화적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르몬교 신자인 빌 회장은 종파는 달랐지만 크리스천이라는 공통점 덕분에 정치적 시각이 다른 소렌슨에게 친근감을 갖게 됐다.

◆“회사는 커질수록 유리하다”

소렌슨이 CEO로 영전한 이후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다. 2012년 118억달러(약 13조원)였던 매출이 2015년 145억달러로 늘었다. 20달러대였던 주가도 70달러(27일 현재 67달러)에 육박했다. 20년간 호텔업계에서 쌓은 노하우와 안정적인 리더십이 잘 융화된 결과였다. 미국 경영전문지 포브스는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을 ‘2016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23위에 올려놨다.

소렌슨은 지난해 11월 호텔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오는 파격적인 수를 뒀다. 그는 스타우드호텔앤드리조트를 122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타우드와 합병이 성사되면 30개 호텔 브랜드로 5700여개 호텔, 110만개 객실을 보유한 세계 최대 호텔이 된다. 라이벌인 힐튼월드와이드(74만개 객실)와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72만개 객실)을 단번에 누를 수 있는 구상이었다.

쉽지는 않았다. 인수전에 끼어든 중국 안방보험과 난타전이 벌어지면서 가격이 136억달러까지 올랐지만 결국 승리했다. 소렌슨의 주특기인 인수합병과 재무관리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덕이다. 소렌슨은 지난 23일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규모가 커질수록 호텔 경쟁력이 커진다”며 “연간 2억50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타우드를 거머쥐면서 소렌슨의 할 일은 더욱 늘어났다. 경쟁관계에 있던 호텔들로부터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고 750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통합관리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예약시스템 개선과 조직 구조조정에만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소렌슨 CEO는 전망은 긍정적이다. 그는 “테러와 전쟁,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호텔업계가 어려움에 빠져 있다”면서도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중산층이 크게 늘고 있어 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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