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 창간 52주년·한경필 창단 1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과 함께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연주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 창간 52주년·한경필 창단 1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과 함께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연주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지난해 9월1일 새로운 모델의 민간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경제와 문화의 가교’를 지향하는 한국경제신문사가 국내 신문사로는 최초로 창단한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필은 새롭고 도전적인 시도와 활발한 연주 활동을 통해 국내 클래식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쉼 없이 연습하고 부산 대구 울산 등 전국을 누비며 무대에 섰다.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 창간 52주년·한경필하모닉 창단 1주년 기념 콘서트’는 1년 새 훌쩍 성장한 한경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관객들은 로시니부터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까지 이어진 힘 있고 풍성한 연주에 연신 ‘브라보’를 쏟아냈다.

◆“한경필 성장, 놀랍다”…관객 극찬

한경 창간 52주년·한경필 창단 1주년 기념 콘서트
이날 공연은 한경필이 갈고닦은 기량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됐다. 서막은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으로 열었다. 오보에와 클라리넷 등 목관악기의 경쾌한 소리에 관객은 어깨를 들썩였다. 곡이 흐르며 활기차면서 웅장한 느낌까지 더해진 클래식 선율이 콘서트홀 전체를 휘감았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는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무대에는 ‘바이올린계의 샛별’ 송지원(사진)이 함께 올랐다.

지난 5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열린 제9회 레오폴드 모차르트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동시에 차지한 기대주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대에 등장한 송지원은 풍부한 표정과 우아한 보잉으로 오케스트라와 교감하며 멘델스존의 서정적이고 포근한 선율을 빈틈없이 들려줘 객석을 사로잡았다. 그는 “멘델스존의 스타일에 맞게 담백하게 연주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2부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e단조’가 열었다. 한경필 단원들의 단단한 결속력과 치밀한 연주력이 풍부하고 장엄한 연주로 표현됐다. 금 감독이 신나고 경쾌한 춤곡인 하차투리안의 발레 가면무도회 모음곡 제5곡 갤럽과 가을의 서정성을 가득 품은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니카나 간주곡을 앙코르곡으로 들려주자 관객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에는 각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윤경제연구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전성철 IGM 회장,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대표, 이재경 두산 부회장, 윤경희 맥쿼리증권 고문,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등이 가을밤의 클래식 선율을 함께 즐겼다. 김성섭 씨에스윈드 대표는 충남 천안 본사에서 직원과 가족 등 100여명과 함께 연주회를 찾았다.

박삼구 회장은 “민간 오케스트라로서 누구도 할 수 없는 큰일을 하고 있는 한경이 참 자랑스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성철 회장은 “대중이 클래식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한 선곡이 좋았고, 연주도 훌륭했다”며 “매출과 이익이 훨씬 큰 기업들도 쉽게 하지 못하는 문화 사업에 신문사가 기여하고 투자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엔 더 다양한 무대로 찾아가

한경필은 지난 1년간 수준 높고 의미 있는 연주회를 잇달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러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공연했다. 올 들어서는 3월 부산, 4월 대구 공연에 이어 6월엔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육·해·공 3군을 초청해 클래식 선율을 선사했다. 7월에는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노사한마음 안전 페스티벌’을 열었고, 다음달엔 안동문화예술의전당(10일)과 정부세종청사(19일)에서 정몽구재단과 함께 지역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연주를 선사한다.

금 감독은 “시립교향악단은 도시를 대표하지만 한경필은 한국 사회 전체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를 지향한다”며 “음악가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대중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게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필이 평소 클래식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이들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꾸미는 이유다.

금 감독은 “내년에는 한경필의 활동 영역을 확대해 다양한 연주 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최고의 연주를 선사하는 오케스트라로 발전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희경/고재연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