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고혈압학회] 고혈압 신약 '카나브' 글로벌 무대 장악,임상 데이터 세계가 주목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6차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는 국내 제약사가 메인 스폰서를 맡은 첫 세계 규모 의학 학술대회다. 29일 폐막하는 이 행사에는 참가 인원이 1만여명에 이른다. 숫자가 말해주듯 세계고혈압학회는 세계 의약계 최대 규모 학회다. 제약업계에서는 서울에서 열린 첫 행사에 국산 고혈압 신약을 생산하는 보령제약이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산 고혈압 신약에 세계가 주목

그동안 국제학회가 열리면 해외 연사들이 참석해 글로벌 신약에 대한 임상 결과를 소개하고 마케팅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번 학회는 달랐다. 한국 의료진이 국산 신약의 임상 결과를 세계 참가자들에게 소개했다. 한국 의료 수준과 신약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은 26개다. 하지만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는 세계 41개 나라에 진출하는 등 국산 신약의 글로벌화를 선도하고 있다.

카나브는 임상 1상 시험을 영국에서 하는 등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한국에서만 1만4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임상 4상을 하는 등 총 37만7473건의 임상을 통해 가치를 입증했다. 멕시코, 러시아 허가 임상을 통해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했다.

카나브는 2010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고혈압학회에서 처음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글로벌 마케팅을 시작했다. 2014년 그리스에서 열린 세계고혈압학회-유럽고혈압학회 통합학회에서 단독 심포지엄도 했다. 이를 통해 국산 신약의 위상과 글로벌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4년 그리스 학회 단독 심포지엄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국산 신약을 갖고 한 첫 학술 토론회의였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세계 규모 학술 대회 심포지엄을 연 것은 국산 신약의 글로벌 마케팅이 한 단계 도약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에서 메인 스폰서를 맡은 것도 마찬가지다.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은 “이번 학회는 국산 신약의 글로벌 마케팅을 생생히 볼 수 있는 현장”이라며 “카나브 등 국산 신약의 임상적 가치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은 물론 제약 바이오 강국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제약, 메인 스폰서로 5개 심포지엄

보령제약은 이번 학회에서 총 5개의 심포지엄을 했다. 참석한 300여명의 세계 의사들은 카나브의 강력한 혈압 강하 효과와 안전성에 놀라움을 나타내며 한국 신약의 우수성을 직접 경험한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전문의도 한국 신약의 달라진 위상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26~27일 심포지엄에도 많은 전문의가 참석해 카나브의 다양한 임상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보령제약은 다섯 차례 심포지엄을 통해 지난 8월 발매된 카나브암로디핀복합제인 듀카브, 오는 11월 발매 예정인 카나브로수바스타틴복합제인 투베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고혈압 역학과 약물만족도 조사 결과, 대사증후군에 대한 카나브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 결과, 멕시코 러시아 등 해외 임상 결과도 발표했다.

◆해외 파트너사 초청 글로벌 서밋도

카나브 글로벌 서밋도 했다. 지난 26일 중남미 13개 나라를 총괄하는 스텐달, 러시아 알팜, 중국 글로리아, 동남아 13개국을 총괄하는 줄릭파마 등의 마케팅 책임자를 초청해 ‘카나브 글로벌 서밋’을 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과 멕시코에서의 마케팅 성공사례, 러시아 동남아 중국 등 각국의 마케팅 계획 등을 공유하며 카나브의 글로벌 신약 도약을 다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가 국산 신약을 도입한 해외 제약사를 초청해 서밋을 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카나브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국의 마케팅 책임자들은 카나브의 우수한 혈압 강하 효능과 안전성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주기적인 글로벌 마케팅 서밋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더욱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