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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리포트] "투자 벤처만 100곳…사업모델·기업가 정신만 봅니다"

입력 2016-09-27 19:45:53 | 수정 2016-09-27 19:45:53 | 지면정보 2016-09-28 A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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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데일리호텔·스타일쉐어 등 초기 스타트업 발굴해 멘토링
투자금 5억서 100억으로 급증

기업 선정때 창업가 스펙 안 봐…작게 시작하는 기업이 오래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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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센터) 프라이머는 2010년 이후 이른바 ‘제2차 벤처붐’ 시기의 상징적 존재로 통한다. 1990년대 창업해 성공한 이들이 2차 벤처붐 때 액셀러레이터를 마련해 후배 창업가를 돕기 시작했고 그 시초가 프라이머였다. ‘한국의 와이콤비네이터(미국의 세계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표방한 프라이머의 투자 기업이 100개를 돌파한 26일 권도균 대표(사진)를 만났다.

권 대표는 “2010년 프라이머를 시작할 당시 창업지망생들은 아이디어만 있을 뿐 사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제는 사업을 어떻게 시작하고 사람을 모으며,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알고 시작하는 창업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초창기 벤처기업가를 발굴·지원해온 그가 볼 때 창업가들의 가장 달라진 점은 ‘사업에 대한 자세’다.

그는 평소 코끼리와 개미의 비유를 많이 한다. “개미는 10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지만 코끼리는 3층 건물에서만 떨어져도 죽는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작게 시작해 차근차근 사업을 발전시키면 망하지 않고, 망하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했다.

프라이머는 ‘작게 시작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초기 기업에만 투자하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막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을 멘토링하는 게 프라이머의 사명”이라고 했다. 10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하면서 지금까지 검토한 투자지원서만 수천개에 달한다. 권 대표는 지원서를 검토할 때 창업가의 나이, 경력, 학벌 등을 일절 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사업 모델과 창업가의 자세, 딱 두 가지만 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스카이프를 통한 면접 한 번에 투자가 결정되는 등 지원 결정이 매우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권 대표가 창업팀의 자세를 중시하는 것은 기업가의 마음가짐이 창업 성패를 가름한다고 믿는 그의 철학에서 나왔다. 그는 “사업은 영웅적인 결단과 창의적인 전략으로 승부를 보는 게 아니라 지난한 일을 묵묵히 반복하는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이런 현실을 알고 성공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창업가가 많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머가 발굴, 투자한 스타트업은 이제 각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패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일쉐어, 호텔 예약 앱(응용프로그램) 1위 데일리호텔, 모임 기획 플랫폼 온오프믹스, 꽃배달 서비스 원모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성공 사례가 늘어나고 투자 회사가 급증하면서 프라이머의 투자금도 커졌다. 2010년 파트너 5명이 각자 출자한 5억원으로 시작한 프라이머는 2013년 2기 땐 투자금을 7억원으로 늘렸고 2014년에는 20억원, 지난해 4기부터는 100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프라이머의 출발은 8년 전 권 대표의 약속에서 비롯됐다. 그는 2008년 6월 온라인결제 업체 이니시스 보유지분 전량(약 30%)을 비시스캐피털에 매각하면서 직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지분 매각대금 중 일부를 후배 창업가를 돕는 데 쓰겠다’는 것이다. 그는 2010년 초 장병규 네오위즈 창업자, 이재웅 다음 창업자, 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이택경 다음 창업자 등과 손잡고 당시 국내에서 개념도 생소하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를 설립했다. 권 대표는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한 창업가가 회사를 성공시킨 뒤 프라이머의 대표가 돼 후배 창업가를 돕는 사례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며 “결국 산업구조에 변화를 주고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은 창업밖에 없다는 게 우리의 소신”이라고 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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