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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물·빛·식물 통해 관람객 오감 자극

입력 2016-09-27 18:17:08 | 수정 2016-09-28 01:56:49 | 지면정보 2016-09-28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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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설치작가 올라퍼 엘리아슨, 리움서 28일부터 개인전
덴마크 설치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자신의 작품 ‘자아가 사라지는 벽’ 앞에 서 있다.기사 이미지 보기

덴마크 설치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자신의 작품 ‘자아가 사라지는 벽’ 앞에 서 있다.

한쪽 벽면을 채운 검은색 바탕에 유리로 된 구(球)가 불규칙하게 배치돼 있다. 골프공만 한 것부터 어른 주먹보다 큰 것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색깔은 보라색 파란색 흰색 등이고 투명도도 제각각이다. 어떤 구는 거울처럼 주변 사물이 비치고 어떤 구는 비치지 않는다. 밤하늘에 흩뿌려진 별 바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설치작가인 올라퍼 엘리아슨(49)의 작품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이다. 작가는 구의 배치를 오리온성운과 비슷하게 했다고 한다.

엘리아슨이 28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주제로 첫 방한 전시회를 연다. 엘리아슨은 시각미술, 과학, 자연, 환경, 사회운동 등으로 예술가의 역할을 넓혀 온 작가다. 2003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의 ‘날씨 프로젝트’로 주목받은 뒤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를 했다. 예술의 사회적 실천에도 꾸준히 관심을 두고 기후, 환경, 난민문제 등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해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가상’을 받았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바람, 물, 빛, 식물 등 자연물을 작품에 활용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적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전시된 작품은 22점으로 조각, 설치, 사진, 회화 등 다양하다. 엘리아슨은 27일 열린 전시 설명회에서 “자연물을 통해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게 목적”이라며 “세상과 세상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에 대해 엘리아슨은 “옛날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고 믿었다”며 “밤하늘을 보며 조상들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리 구에 관람객의 모습이 비치는 건 별들이 과거의 우리 자신, 즉 조상들의 스토리를 얘기하는 걸 표현한 것”이라며 “주변 사물이 비치지 않는 유리 구는 아직 스토리를 담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관람객이 자신을 작품의 일부분으로 느끼도록 한 작품도 여럿이다. ‘무지개 집합’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이 설치된 어두운 방에 들어서면 큰 원 모양으로 된 수증기 커튼이 있고 그 원의 중간으로 관람객이 들어갈 수 있다. 수증기 커튼에 빛을 비쳐 무지개를 만들어 관람객이 무지개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엘리아슨은 “수증기에 쏜 빛의 방향과 사람의 시선이 일정한 각도를 이뤄야 무지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관람객의 눈 또한 작품의 중요 요소”라며 “이 작품에서 관람객은 소비자가 아니라 작가”라고 설명했다.

리움은 전시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별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28일, 다음달 28일, 11월26일, 내년 1월14일에는 작가나 관련 전문가의 강연회가 열린다. 다음달 8일과 26일, 11월12일, 내년 1월7일, 2월9일에는 작품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립발레단 등의 댄스 퍼포먼스를 마련한다. (02)2014-6901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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