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여제’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이 성 추문에 휩싸여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들어 지역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는 더 싸늘해졌다.

이번 스캔들은 26세의 여성 베를린 구의원 당선자인 옌나 베렌츠의 폭로로 시작됐다. 지난 18일 선거에서 정당명부 비례대표로 뽑힌 베렌츠는 앞서 지역당 대회에서 베를린시정부 장관이 자신을 “큰 귀여운 아이”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베렌츠 의원은 “내 딸을 보고는 작은 귀여운 아이라고 하더니, 이내 나를 보고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공개적인 글을 통해 폭로했다. 나아가 같은 인사가 회합에 참석한 다른 동료에게 “너 그(베란츠)랑 성관계를 했느냐”라고 농담했다고 덧붙였다.

베렌츠가 거론한 이 인물은 전 기민당 베를린 지역 대표인 프랑크 헨켈 시정부 내무장관이었다. 그가 성관계 농담을 건넨 상대는 스벤 리스만 베를린시의회 의원이었다.

독일 언론은 베렌츠가 당 최고위 인사와 잠자리를 하고서 커리어를 쌓았다는 소문들을 감내해야 했다고 전했다. 베렌츠는 실제로 자신의 글을 통해 젊은 여성 정치인이기에 부당하게 겪어야 하는 그런 경험을 옮기며 “당 지역 최고위 인사는 그것도 정치과정의 일부”라고 말했다고도 소개했다.

문제가 커지자 페터 타우버 기민당 사무총장은 일요신문 빌트암존탁을 통해 이번 추문을 두고 “따로 뚝 떨어진 사례가 아니다. 되풀이해서 듣는 이야기들”이라고 말하고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모든 사회 분야에서 새롭게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