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항만의 물동량이 1년 전보다 5.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의 환적 컨테이너 처리실적도 4.4% 감소했다. 반면 다른 세계 주요 항만 물동량은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환적 화물의 부산항 이탈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8월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물동량이 1억1445만t으로 전년 동월 대비 5.8% 감소했다고 26일 발표했다. 5.8% 감소는 올 들어 가장 좋지 않은 실적이다. 컨테이너(-0.7%)와 비컨테이너(-8.7%) 화물 모두 줄었다. 항만별로는 광양항(-11.4%) 평택·당진항(-11.1%) 인천항(-11.0%)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한진해운발 '화물 이탈' 현실화…항만 물동량 5.8% 줄었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159만6000TEU(1TEU=6m짜리 컨테이너 1개)에 그치며 전년 대비 2.8% 줄었다. 수출입(-1.1%)보다 환적(-4.4%) 물량의 감소폭이 더 컸다. 광양항도 환적 화물이 22.2% 줄어들었다.

부산 등 주요 항만의 8월 환적 물량 감소는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을 반영하기 전인 만큼 물류대란이 본격화한 9월에는 물동량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해수부는 추정했다.

부진한 실적을 보인 부산항(세계 5위)과 달리 세계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1위 상하이항(물동량 증가율 4.8%)을 비롯해 2위 싱가포르항(6.2%), 4위 닝보-저우산항(11.7%) 등 부산항과 경쟁하는 항만 대부분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증가했다. 10대 항만 전체 평균으로도 5.0% 늘었다.

물동량 전망도 어둡다. 전문가들은 한진해운 사태로 한진해운과 동맹선사가 연간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환적 컨테이너 147만여개 중 최소 절반인 73만개를 다른 경쟁 항만이 가져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수부는 “당장 9~10월에는 국내 복귀하는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의 하역 물량 등으로 통계상 감소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