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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중국 인문기행' (4) 톈진(天津)] 중국 남북 뱃길을 이은 상인의 도시

입력 2016-09-26 17:48:09 | 수정 2016-09-27 01:48:59 | 지면정보 2016-09-27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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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 뉴스웍스 콘텐츠연구소장 >
중국 북부지역의 관문인 톈진항 전경. 톈진항은 1858년 외국에 개항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해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항만으로 떠올랐다.기사 이미지 보기

중국 북부지역의 관문인 톈진항 전경. 톈진항은 1858년 외국에 개항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해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항만으로 떠올랐다.

톈진의 한자 지명은 말뜻 그대로를 옮기자면 ‘하늘(天) 나루(津)’다. 이미 소개한 베이징, 상하이, 충칭 등과 함께 중국 4대 직할시다. 바다를 통해 수도 베이징에 진입할 때 반드시 거치는 관문이다. 1500만명 인구에 중국 북부지역 유일의 자유무역지대가 들어섰다.

지명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설은 있다. 명(明)을 세운 주원장(朱元璋)의 아들인 영락제(永樂帝) 주체(朱)와 관련이 있다. 영락제는 주원장의 손자이자 제 조카인 건문제(建文帝)의 황제 자리를 빼앗은 인물이다.

그는 당초 베이징 일대를 관할하는 연왕(燕王)이었으나 결국 조카의 자리를 찬탈했다. 그가 베이징에서 건문제가 있던 지금 난징(南京)으로 진군할 때 톈진을 거쳤다고 한다. 이곳은 남쪽으로 줄곧 이어지는 대운하(大運河)의 주요 경유지였고, 주체는 이 뱃길을 이용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생긴 이름이 ‘황제가 건넌 뱃길’이라는 의미의 天津(톈진)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북부의 관문…'황제가 건넌 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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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하(海河)라는 강이 시내를 감싸 흐르며, 전체로는 모두 9개의 물길이 지난다. 황하(黃河)를 비롯한 여러 물길이 제가 품었던 흙을 이곳에 쌓는 충적(沖積)과정으로 이뤄진 땅이 지금의 톈진이다. 원래는 베이징에서 톈진 방향으로 흐르는 하천의 옛 이름이던 沽(고)라는 글자가 이곳을 가리킨 적이 많았다.

지금도 그런 흔적이 남아 톈진 일대에는 沽 글자를 붙인 지명이 아주 많다. 탕구(塘沽), 다즈구(大直沽), 한구(漢沽) 등이다. 아주 많아 정확하게 몇 개인지는 현지 사람들도 잘 모른다. 비교적 정확한 통계에 따르면 톈진 일대에 沽 글자를 붙인 지명은 81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곳의 대표적인 산품은 식염(食鹽)이었다. 발해만을 끼고 있어 예부터 질 좋은 소금이 풍부하게 나왔다. 게다가 원(元)나라 때부터 통일왕조의 도읍이었던 베이징의 길목이었고, 남부의 풍부한 쌀 등 곡량(穀糧)이 운하(運河)를 거쳐 먼저 당도하는 곳이기도 했다.

영락제 때인 1404년 정식으로 성을 쌓아 도시를 이뤘다. 중국 산시(山西)에서 왕조의 명령에 따라 이동하던 이민, 영락제 주체가 황제에 오르기 전 그를 추종하던 장쑤(江蘇)와 안후이(安徽) 병력이 당시 톈진의 주요 인구를 형성했다고 한다. 교통의 요지에 몰려드는 풍부한 물자를 바탕으로 톈진은 일찌감치 상업적인 도시로 발전했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말 잘하기로 유명하다. 거래와 교섭에 탁월한 상업문화를 키웠으니 그렇다. 중국에서 입담이 좋기로는 우선 베이징 사람을 꼽는다. 그들은 흔히 ‘서울 뺀질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京油子(징유쯔)’로 불린다. 교묘하게 치고 빠지는 말솜씨 때문이다. 우리 속말로 이르자면 ‘서울 구라’다.

입담 세기로 유명한 톈진상인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이들이 바로 톈진 사람이다. 말 잘하는 톈진 사람에게 붙는 별명이 ‘衛嘴子(웨이쭈이쯔)’다. 衛(웨이)는 이곳 한 별칭이 톈진웨이(天津衛)여서 붙었다. 전략적 요충이어서 군대 기지인 衛(위)를 설치해 운영했기 때문이다. 다음 글자 嘴(취)는 ‘주둥이’다. 子(자)는 의미가 따로 없는 접미사다. 따라서 衛嘴子라고 적으면 ‘톈진 주둥이’ 정도로 번역하는 게 좋다. 말에 관한 한 톈진이 베이징보다 한 수 위라는 평도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만두가게 이름인 ‘거우부리(狗不理)’다. 창업자인 청나라 말 가오구이유(高貴友)의 아명이 강아지, 한자로 狗子(거우쯔)였다. 만두 빚는 기술을 배워 성공했다. 돈을 많이 버는 가게 주인임에도 그는 계속 만두만 빚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강아지(狗子)~”라고 불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不理)고 해서 붙은 이름이 ‘거우부리(狗不理)’다.

그런 집요함이 톈진에는 있다. 상업문화가 발달해 왕성한 입담까지 갖춘 사람도 많다. 톈진의 경쟁력이랄 수 있는 점이다. 그러나 강력한 외세 배척의 상징이던 청나라 말 의화단(義和團) 사건의 정점을 형성한 기록도 있다. 중국 남부지역 인문의 간판으로 해양과 접한 도시면서 강력한 개방성을 드러내는 상하이(上海)와는 어딘가 모르게 다른 구석이 있는 톈진이다.

유광종 < 뉴스웍스 콘텐츠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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