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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칼럼] 포스텍 '무학과 선발'처럼 협업형 인재 육성을

입력 2016-09-25 17:58:43 | 수정 2016-09-25 23:28:13 | 지면정보 2016-09-26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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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시대착오적 분업형 인재만 배출
사회는 밥그릇 싸움뿐 공동목표는 뒷전
새로운 문명 연다는 각오로 교육개혁을

윤은기 <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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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다른 사람과 협업하지 못한다면 구글에서 일하기는 어렵다.” 이는 구글의 채용담당 부사장 수닐 찬드라의 발언이다.

“과거에는 천재성이 있는 소수의 인재가 특허를 통해 조직을 먹여살렸지만 이제 모든 혁신은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이는 조 케저 지멘스 회장의 최근 인터뷰 내용이다.

요즘 세계적으로 협업(collaboration)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컬래보노믹스(collabonomics·협업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서로 다른 것끼리 연결하고 협력하면 융복합 창조 또는 거대한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타난 새로운 사조다. 이처럼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필요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개념이 ‘호모컨버전스’다. 융복합지식과 창조적 지능을 지닌 인간을 의미한다. 호모컨버전스는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융합해 창의적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오늘날 창조경제를 이끄는 사람들이 호모컨버전스고 앞으로 교육의 중심도 호모컨버전스 양성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프레더릭 테일러에 의해 과학적 관리가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는 ‘분업형 인재’였다. 분업형 인재는 각자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수행하면 조직 성과에 기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분업형 인재는 조직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른 부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협업할 수가 없다. ‘협업형 인재’는 조직 전체의 목표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자기 자신은 어떤 일을 해야 하고 다른 부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

오늘날 대학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구통계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교육체계가 분업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서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산업현장에서는 대학이 배출하는 인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왔다. 좋은 대학에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는데 업무수행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괴리현상은 사회는 이미 ‘협업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학은 계속 ‘분업형 인재’를 육성해왔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내년부터 학과 구분 없이 신입생을 뽑겠다며 ‘무학과 선발’을 발표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신입교수의 30%는 기업체 추천으로 뽑고 박사학위 유무는 따지지 않겠다는 선언도 했다. 융복합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대학 혁신의 기본방향을 밝힌 것이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융복합 학부를 신설했다. 처음부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과 인문학, 문화예술까지 함께 배우는 새로운 학부를 개설하겠다는 것이다. 이 또한 융합창조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도전적 교육목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정치, 경제, 언론, 공직 등 모든 분야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모두 혁신과 도전을 외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각자 자기 자신만의 좁은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자기 분야의 직업적 울타리가 무너질까봐 지역이기주의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수많은 장벽이 존재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의 공동목표를 함께 추구하겠다는 노력보다 각자 자기영역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소통, 공감, 협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과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 사람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진입할 때 정보마인드를 지닌 신인재가 필요했고 대대적인 정보화 교육이 이뤄졌듯이 이제는 ‘분업형 인재’에서 ‘협업형 인재’로 전환하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국가나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민 각자가 새로운 문명에 도전한다는 인식과 각오가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물결 그리고 융복합 창조경제의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다. 우리가 정보화사회의 물결에 적극 대응해 경쟁력과 국력을 키워왔듯이 이제는 제4의 물결에 적극 도전하는 것이 범국가적 과제다. 핵심과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혁신과 새로운 인재상에 대한 과감한 도전일 것이다.

윤은기 <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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