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가계와 기업 등이 빌린 돈이 급증해 40조원을 넘어섰다. 저축은행 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만큼 국민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40조785억원으로, 전월 말(39조4743억원)보다 6042억원 늘어났다. 2012년 8월(40조4734억원) 이후 최대치다. 작년 말(35조5838억원)보다는 12.6%(4조4947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여신은 2010년 5월 65조751억원까지 급증하며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원인이 됐다. 이듬해 금융당국은 영업 정지 등 조치에 나섰고 저축은행 여신은 2014년 6월 27조698억원까지 감소했다.

저축은행 여신이 다시 불어난 것은 가계빚 급증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여신 가운데 가계대출은 16조6920억원으로 올 들어 21.9%(2조9984억원) 급증했다. 기업대출이 22조8570억원으로 같은 기간 7.0%(1조492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저축은행 여신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1.6%까지 올랐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한은이 지난 6월까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25%로 낮추면서 가계빚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이를 억제하려고 은행권을 대상으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올 들어 시행했다. 은행에서 돈 빌리기 어려워진 가계가 비(非)은행으로 몰리면서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14.57%로 일반은행(2.96%)의 약 다섯 배에 달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