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괴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강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근거 없는 소문이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는 “24일 규모 6~7의 큰 지진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추측성 괴담이 퍼지고 있다. 이 루머는 한 일본 학자가 만들었다고 하는 ‘일본 지진 감지 프로그램에 나타난 그래프’를 근거로 한다.

“지난 12일 한국에서 발생한 지진뿐만 아니라 19일 지진도 예상돼 있다. 만약 그래프상 날짜가 계속 맞는다면 다음 지진은 이번주 토요일(24일)”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그래프는 신빙성이 없다. 기상청은 22일 “해당 지진 예측 그래프는 일본 기상당국 및 연구소가 아니라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인이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도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만들었는지 배경 설명이 전혀 없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트위터에서는 일본의 지진 예측 연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용자가 “해당 예측 논리는 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인데, 조만간 한국에 지진이 난다는 해석은 오해”라고 해명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이 이용자가 해당 그래프를 작성한 사람이 맞는지, 실제 연구자인지 등도 명확하지 않다.

지난달 30~31일 울산 태화강에서 숭어떼 수만 마리가 일렬로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잡힌 영상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지진의 전조가 아니었느냐는 추측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의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조재권 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 연구사는 “길게 줄을 지어 이동하는 것이 특이하긴 하지만 지진 등 자연재해와 연관됐더라면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움직이지 길게 띠를 이뤄 태평하게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진과 직접 관련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스 냄새, 개미떼 출몰 등이 지진의 전조현상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지진에 전조현상이 있다면 일본이나 미국, 유럽 국가들도 모두 지진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비과학적 추측에 현혹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