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항공기 드론이 새로운 ‘하늘길’을 열고 있다. 한데 미국과 중국의 드론은 훨훨 날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의 드론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드론에서 한국이 선도국 미국이나 중국에 크게 뒤지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8월29일. 미국에서는 2년 이상 끌어 온 ‘상업용 드론 운항규정’이 발효됐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운항 허가를 기다려 온 드론 1만8940대가 이날부터 하늘을 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허가 등록을 기다리는 드론은 60만대에 달한다. 군사용 드론의 선도 국가인 미국은 그동안 상업용 드론에 대해서는 사실상 규제정책을 펴 왔다. 그런 미국이 드론의 상업운항에 활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는 하늘에 새로운 ‘돈 길’이 열리고, 드론이 거대한 산업생태계에 한 발짝 다가갔음을 의미한다. 이날을 ‘드론 혁명의 시작일’로 부르는 이유다.

중국은 우리보다 10년 앞선 기술로 민간 드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드론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중국 DJI는 세계 상업용 드론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드론산업은 자동차 스마트폰에 이어 거대한 시장이 예상되지만 한국은 아직 초보단계에서 서성대고 있다. 드론산업에 관한 한 지난 10여년 허송세월했다는 지적도 많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스마트폰을 늦게 만들었지만 악착 같은 ‘따라잡기 정신’으로 애플을 앞질렀다. 출발은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분발해 떠오르는 신시장 드론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