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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경제적 자유와 부자유

입력 2016-09-22 18:03:33 | 수정 2016-09-23 02:31:43 | 지면정보 2016-09-23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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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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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제적 자유’를 확장해야만 합니다. 동시에 부패와 연고주의를 척결해야 합니다.”

이 발언의 주인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올초 전(全)러시아인민전선이 주최한 포럼에서였다. 사회주의 러시아의 지도자가 경제적 자유를 얘기한 것이다.

경제적 자유는 헤리티지재단, 프레이저연구소 등 서방의 보수 단체들이 지수로까지 만들어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개념이다. 누구라도 스스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소유권을 갖는다는 사유재산권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부패 및 투명성, 세금 부담, 정부 간섭, 기업 규제, 노동시장 유연성, 통화정책, 자유무역, 외국인 투자, 금융자유 등 분야에서 경제주체들에게 얼마나 자유를 보장하느냐를 측정하는 지표다. 사회주의와는 한참 먼 개념이다.

성장과 번영의 열쇠는 자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푸틴은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 경제적 자유를 공약으로 내걸어 승리했다. 푸틴에게 이 개념을 제안한 공로로 대통령 경제보좌관에 임명된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위원)가 밝힌 얘기다. 일라리오노프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고 있는 자유주의 학회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 총회’에 토론자로 참여해 “러시아도 경제적 자유를 강조한 시기에 놀라운 경제적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푸틴이 다시 ‘경제적 자유’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이유가 없다. 경제적 자유도를 높여야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경제적 자유는 30년 전 처음 지수로 만들어질 때만 해도 성과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MPS 회장이던 밀턴 프리드먼은 “아주 중요하지만 위대한 개념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며 세계 각국이 이 지수를 높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경제적 성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자 프리드먼은 많은 애정을 갖게 됐다. 말년에 그는 “경제적 자유도가 증진될수록 견실한 성장이 가속화되고 결국 소득불균형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신념을 보였다고 한다.

감옥 가기 좋은 나라 돼서야

프리드먼의 통찰은 실제 사례들로 증명됐다. 제임스 가트니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에 따르면 1980년 이후 부자 나라와 저개발국 사이의 빈부 격차가 감소하기 시작해 2000년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저개발국들에서 경제적 자유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러시아까지 경제적 자유에 매달리고 있는 데 비하면 한국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경제적 자유 지수’가 세계 27위(헤리티지재단), 42위(프레이저연구소) 등에 불과한데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경제적 부자유가 더 공고해지는 느낌이다. 규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 몇 년이 걸려야 겨우 해결의 가닥을 잡는다. 노동시장 자유도를 높이기 위한 노동개혁은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다. 여기다 정부를 포함한 정치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 법정관리로 경영권을 뺏고도 옛 대주주에게 사재를 내도록 압박하는 일이 벌어진다. 기업이 클수록 언제든 총수가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감옥 리스크’에 시달리는 게 우리 현실이다.

‘경제민주화’ 망령에 5년을 허송했다. 더 이상의 역주행은 치명적이다. 다음 대선은 경제적 자유의 경쟁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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