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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사랑과 평화, 가을에 어울리는 집시음악의 메시지

입력 2016-09-22 18:06:37 | 수정 2016-09-23 02:25:08 | 지면정보 2016-09-23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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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간장 태우는 선율, 시끌벅적한 흥겨움
떠돌이 집시음악이 삶에 위로가 됐으면

원종원 <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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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나라를 떠돌며 살아가는 민족이 있다. 집시(Gypsy)족이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인도 북부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일반적이다. 출생 신분의 계급 차이가 분명한 카스트제도하에서 낮은 계급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옮겨다닌 것이 발단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 사람들은 이들 유랑민이 이집트에서 왔을 것으로 생각했다. 집시라는 말은 이집트인이라는 의미인 ‘이집션(Egyptian)’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보헤미안’이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하는데, 15세기께 보헤미아 왕이 집시 유랑민에게 통행권을 부여한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집시 인구는 세계 약 2000만명, 유럽에만 600만명가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는 한 곳에 정착한 사례가 많지만, 방랑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랑민족의 삶은 고달프고 애처롭겠지만, 다양한 지역과 문화를 경험하고 체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독창적이고 별스러운 예술적 생산물을 잉태하기도 했다. ‘집시 문화’라 일컬어지는 혼종되면서도 독특한 정체성의 예술 장르들이 그 주인공이다.

집시 음악이 대표적이다. 애달픈 정서가 심금을 울리는가 하면 시끌벅적한 흥겨움이 현실을 잊는 위안도 된다. 악기의 구조나 리듬, 선율, 노랫말도 특이하고 별스럽다. 현악기의 연주가 애간장을 태우고, 신나는 기타 선율이 어깨를 들썩이게도 한다. 우리나라 올드 팝 애호가라면 익숙한 ‘집시 킹스’를 연상하면 쉽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낯설지만 이색적이고 새로운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월드 뮤직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 덕분에 예전에는 낯설게만 느껴지던 집시 음악을 이젠 국내에서도 접할 기회가 늘고 있다. 내한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인기 집시 밴드 홉스탑반다가 그런 경우다. 독일에서 결성돼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서 인기를 누리는 뮤지션이지만 집시 밴드답게 팀원의 국적과 배경은 독일, 러시아, 칠레, 타타르, 그리고 유대인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만큼 이들의 음악적 색깔은 다채롭고 이색적이면서도 다가가기엔 장벽이 느껴지지 않는 글로벌한 공감대를 형성해낸다. 탬버린을 울리며 신나게 구르고 춤추다가 찡하게 울리는 아코디언의 구성진 소리가 눈물을 떨구게 한다.

이번 내한공연은 울산에서 열리는 처용문화제 월드뮤직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50년 역사의 지역축제로 울산이 시로 승격되는 것을 기념해 시작됐는데, 오늘날에는 한국 전통 유희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가능한 ‘열린 축제’로서의 위상을 갖췄다. 처용의 관용이 세계와 만난다는 취지 아래 열리는 월드뮤직페스티벌은 특별하고 흥겹다. 유명한 콘트라베이스 주자인 르노 가르시아 퐁스, 국악을 활용한 한국 재즈밴드 세움 등이 홉스탑반다와 함께 닷새에 걸쳐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사연 많고 한도 많아 보이는, 그래서 때로는 쓸쓸하고 애잔한 음악 스타일이지만 홉스탑반다가 추구하는 음악적 메시지를 간단히 정의하자면 ‘사랑’과 ‘평화’다. 팀 이름으로 쓰인 의미도 시기와 질투, 전쟁과 반목보다 신나게 뛰고 구르며 인생을 노래하자는 집시들의 철학을 담고 있다. 경색된 정치 현실과 북핵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어지러운 요즘이다.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는 집시 밴드의 연주와 인생철학이 우리의 지친 삶에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원종원 <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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