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의 과도한 성과급 잔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기불황에 서민들은 등골이 휘는데 많게는 1인당 4000만원이 넘는 성과급을 챙겨가는 공기업 임직원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민들은 등골 휘는데 공기업은 수천억 성과급 '잔치'
건강보험 재정 누적흑자 20조원을 돌파하면서 '과다징수' 논란에 휩싸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5년간 2000억원이 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임직원들에게 총 220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4348만원의 성과급을 받았고 상임이사진과 상임감사진은 각각 평균 3478만원, 3188만원씩을 수령했다.

건강보험 재정이 최대 누적흑자를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총 481억9800만원의 성과급이 임직원에게 지급됐다.

건보공단이 이렇게 성과급 규모를 키울 수 있던 것은 건강보험 재정 흑자 규모가 커지며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때문이다.

기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1년 63%를 기록한 이후 크게 변동이 없는데 흑자 혜택은 직원에게만 돌아갔다"며 "누적적립금을 국민 건강을 위한 보장성 확대, 저소득층 지원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3년 만의 폭염으로 서민들은 전기세 폭탄에 허덕이고 있지만 한국전력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이달이나 내달께 직원 1인당 평균 2000만원에 육박하는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과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한전은 정부가 공공기관의 2015년도 경영관리, 주요사업 성과, 복지후생 등을 평가해 지난 6월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2011년 이후 5년 만에 A등급(S∼E등급 순)을 받았다.

한전은 2011년(발표연도 기준) A등급을 받은 뒤 2012년과 2013년 B등급, 2014년 C등급으로 떨어졌지만, 2015년 B등급, 2016년 A등급으로 올랐다.

한전은 2015년 B등급을 받았을 당시 직원 1인당 평균 748만3000원(평균 보수액 7876만2천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2011년 A등급을 받았을 때 성과급은 평균 1774만4000원(7392만3000원)이었다.

국민으로서는 한전의 성과 향상을 좋게만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전의 실적이 좋아진 데는 폭염으로 인해 누진제를 적용받는 주택의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판매수익이 많이 늘어난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조9000억원(6개 발전자회사 포함)에 달한다. 올해도 이상폭염으로 8월 전기요금(검침분 기준)을 6월의 두 배 이상 낸 가구가 298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전은 웃고 국민은 우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주택용 전기요금은 정치권에서도 매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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