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과 콜레라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거제시는 콜레라 발생 상황 종료를 선언하고 비상대책본부를 해체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감염병을 총괄 지휘하는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일방적인 선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시는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공개 선언을 택했다.
거제시 직원들이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한 횟집에서 ‘런치투어’를 하고 있다. 거제시 제공
거제시 직원들이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한 횟집에서 ‘런치투어’를 하고 있다. 거제시 제공
오인규 거제시 보건과장은 “지난달 31일 지역에서 세 번째 환자 확진 판정 이후 최장 잠복기 5일이 지난 데다 추가 환자도 발생하지 않아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며 “외지인이 불안감 때문에 횟집을 찾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량의 콜레라균이 검출된 곳으로 지목된 거제 장목면 대계항 일원에서 질병관리본부와 경상남도가 해수를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난 것도 콜레라 상황 종료 선언을 이끌었다. 경남보건환경연구원, 통영검역소, 거제시보건소가 대계항 세 곳에서 해수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모두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거제시 자체 조사에서도 대계항을 중심으로 해수와 하수 41건을 검사했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시는 콜레라 상황 종료 선언과 함께 위축된 지역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전 직원 ‘런치투어’에 나섰다. 런치투어는 1100여명의 시 공무원이 점심·저녁 시간 횟집 등 해산물 취급 음식점을 찾아 식사하는 캠페인이다. 발길이 끊긴 횟집의 분위기도 살리고 지역 수산물의 안전성도 알리겠다는 취지다.

여름철 성수기 관광객 감소를 경험한 통영시도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시는 다음달 통영 최대 관광자원인 섬을 대상으로 ‘전 국민 섬 팸투어’를 시행한다. 섬 팸투어는 ‘2016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통영의 관광자원인 바다와 섬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섬에 가고 싶은 사연을 다음달 2일까지 통영시 홈페이지(www.tongyeong.go.kr)에 올리면 선별해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등 지역의 이름난 섬을 무료로 둘러볼 기회를 제공한다. 2박3일 일정으로 가족과 부부·연인, 대학생·취업준비생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다. 투어 일정은 1차 한산도(7~9일, 가족 단위), 2차 사량도(14~16일, 부부·연인), 3차 욕지도(17~19일, 취업준비생·대학생)다.

경남의 대표 관광도시인 거제와 통영은 조선업 불황에 폭염, 콜레라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여름 성수기를 보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거제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500만15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만6373명(2.0%) 줄었다. 여름 성수기인 지난달 거제를 찾은 관광객은 100만1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만5272명(19.0%) 감소했다. 통영 역시 지난달 지역을 다녀간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4만명(15%) 감소한 73만4358명으로 집계됐다.

거제=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