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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의 비타민 경제] '미치광이 전략'에 충실한 북한 김정은

입력 2016-09-21 17:50:02 | 수정 2016-09-22 00:33:22 | 지면정보 2016-09-22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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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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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김정은은 국제사회에서 미치광이나 폭군으로 간주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김정은은 정신상태가 통제불능”이라고 했다. 인민은 굶주리는데 핵과 미사일에 수억달러를 퍼붓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과연 그는 미치광이일까.

최근 외신들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미친 게 아니라 지나치게 이성적(too rational)”이라고 봤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김일성을 따라하는 노련한 독재자(very skilled dictator)”라고 규정했다. 이런 시각은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바탕에 깔고 있다. 상대가 있는 게임은 내맘대로 되는 게 없다. 특히 냉전, 전쟁, 핵 등의 국제관계는 게임 그 자체다.

게임이론 탄생부터가 전쟁 와중이었다. 게임이론 창시자인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은 2차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탄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의 핵을 통한 우월전략은 냉전시대 핵개발 경쟁으로 이어졌다. 스탠리 큐브릭의 핵전쟁을 그린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는 그를 모델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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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어떤 게임을 벌이는 것일까. 그의 입장에서 위협을 극대화하는 전략은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상대방에게 각인하는 것이다. 예측 불가능성, 호전성, 잔혹한 숙청을 통해 김정은은 스스로 ‘또라이’임을 인증했다. 조폭이 일부러 온몸 가득한 문신을 드러내는 심리와 같다. 지난 20여년간 북한은 수시로 ‘서울 불바다’를 위협하고 잊을 만하면 핵·미사일 실험의 연속이었다. 소위 ‘미치광이(madman) 전략’을 구사해온 것이다.

이런 전략도 자꾸 반복하니 약발이 떨어졌다. 국제사회는 한동안 ‘무시 전략’으로 대응했다. 관심병 환자 요리법은 아예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이제 북한은 떼쓰듯 핵실험 주기가 짧아지고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판을 키우려 한다. 문제는 미국의 인내심이다.

세계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70년간 핵무기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6·25전쟁, 베를린 봉쇄, 쿠바 위기, 베트남전쟁 등 위기는 숱하게 많았다. 그런데도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셸링의 공로가 크다. 케네디와 존슨 대통령의 스승인 셸링은 폰 노이만의 수학을 배제하고 인간 심리와 행동에서 전략을 도출해냈다. 그는 핵무기를 약간만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한 번 쓰면 서로 파멸할 때까지 쏴댄다는 얘기다.

셸링은 테러집단조차 최선의 핵무기 사용법은 보유 그 자체이지 사용이 아님을 강조했다. 김정은이 미치광이가 아니라면 이를 모를 리 없다. 북한에서 잃을 게 가장 많은 게 바로 김정은이기 때문이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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