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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위원 칼럼] 노동계 그들만의 파업

입력 2016-09-21 17:57:01 | 수정 2016-09-22 00:24:43 | 지면정보 2016-09-22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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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으로 포장한 대정부 투쟁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안 된다'

최종석 노동전문위원 js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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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줄파업’에 들어간다. 주요 공기업 노조가 주축인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이 22일, 시중은행 노조 중심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3일 각각 단체행동에 나선다. 금융노조는 10만명을 동원해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27일에는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가, 28일과 29일에는 각각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연맹이 가세한다. 철도노조가 내세우는 파업 명분도 성과연봉제 등 공공개혁 철회를 위한 대정부 투쟁이다.한국노총(공공노련 금융노조)이 앞장 서고, 민주노총(철도·지하철·보건의료노조 공공연맹)이 뒤따르면서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업종 불황으로 구조조정 회오리 속에 있는 조선업계 노조들도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투쟁 동력을 모으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인 현대자동차 지부도 투쟁에 나선다. 지난달 임단협 교섭에서 조합원 1인당 1800만원 상당의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안을 부결한 이후 파업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또다시 휘두르는 것이다.

은행·철도·조선·자동차 노조가 벌이는 파업에는 따가운 시선이 쏟아진다. 이들 업종 근로자는 대표적인 고소득자다. 게다가 이들 기업은 업종 생태계의 정점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많은 협력·납품업체가 서로 얽혀 피라미드 형태를 띠는 이들 업종에서 정점 업체의 파업은 일시적인 생태계 마비를 뜻한다. 대기업 노사는 파업이 끝나면 노사 합의를 통해 상여금 지급이나 생산량 확대 등의 형태로 손실을 만회한다. 중소 협력업체는 처지가 다르다. 회사와 근로자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금융·철도노조는 임단협 교섭을 거쳤고, 성과연봉제 도입 같은 임단협 교섭 사항이 대상인 만큼 합법 파업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투쟁 목표의 선(先)순위로 정부의 공공·노동개혁 저지를 들고 있다.

파업의 주된 목적이 법·제도나 정책과 관련 있다면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쟁의행위가 적법한지 판단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법부의 몫이다. 노동계 주장처럼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가 목적이라면 정부는 불법 파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납득하기 힘든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노조와 정부 간의 싸움을 왜 기업이 대신 치러야 하느냐는 것이다. 싸움의 상처는 엉뚱하게 협력업체나 납품업체에 돌아가게 돼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로 원칙만 내세운다. 파업 과정에 불법 행위가 발생하면 엄정 대처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경제 여건도 어려운데 파업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정도다.

노사 문제에 무원칙하게 개입해 갈등을 증폭시키는 정부라면 곤란하다. 법이 보장하는 노조 활동은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정책 반대를 목적으로 내세우는 ‘총파업’을 정부가 관망만 한다면 문제다. 공공·노동개혁 등에 대한 반대가 파업의 목적이고,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과 중소·협력업체에만 전가되는 상황이고 보면 정부의 원칙론은 무척 한가해 보인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정기국회를 앞두고 노동계가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도 노동개혁 입법안 조속 처리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노동계에만 대타협 파기의 책임만 계속 묻는 정부 태도는 그래서 안타깝다.

최종석 노동전문위원 js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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