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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아파트 덥석 샀다간 '낭패'…사업 진행속도부터 따져야

입력 2016-09-21 16:38:51 | 수정 2016-10-04 10:25:42 | 지면정보 2016-09-22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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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달궈진 재건축·재개발 시장…'돈 되는 단지' 어떻게 투자 할까

조합원 이해관계 복잡한 재개발보다
대지지분 일정한 재건축이 투자 쉬워

같은 단지라도 땅이 넓은 아파트는
자산가치 높아 추가분담금 줄어들어

사업이 막바지에 이를수록 가격 '껑충'
조합설립인가 앞둔 사업장 주목을
매도하려면 시공사 선정 직전에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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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시장의 대세는 재건축·재개발이다. 지난 3월 서울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청약 대박이 불러온 부동산시장의 훈풍은 저금리 기조와 함께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흑석뉴타운 7구역), ‘래미안 장위1’(장위뉴타운 1구역) 등 강북 재개발 지역 아파트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1~8월) 전국에서 분양한 재건축·재개발 단지 36곳 가운데 35곳이 1순위에서 모집가구를 모두 채웠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1.21 대 1로 전국 평균 경쟁률(12.89 대 1)을 크게 웃돌았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조합원 입주권에도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입주권 가격은 정부 정책과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만큼 투자처를 선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탄탄한 기반시설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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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기반시설이다. 기존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에서 낡은 주택지를 정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타 택지지구와 달리 입주 후 바로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도로와 학교, 쇼핑시설, 은행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새 지하철역 개통 등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모델하우스기사 이미지 보기

서울 강남구 도곡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모델하우스

여기에 정부가 8·25 가계부채 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정부의 공급물량 축소 영향으로 입지 여건이 우수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몸값이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정비사업구역 대부분이 대형 건설회사가 시공사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 브랜드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독주택 지역을 정비하는 재개발보다는 낡은 아파트를 다시 짓는 재건축 사업이 더 쉽게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부동산투자자문TF팀장은 “지분 쪼개기로 조합원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재개발 사업보다는 대지 지분이 일정하게 정리돼 있는 재건축이 사업 속도도 빠르고 자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투자상품으로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양 실장은 “재개발은 재건축보다 가격 부담이 작아 실수요자에게 진입장벽이 낮다”면서도 “서울시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고 개별 구역보다는 인근 지역 개발도 함께 이뤄져야 미래 가치가 커지기 때문에 이익 실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대지 지분·사업 속도 관건

재건축·재개발 사업 투자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집이 갖고 있는 땅의 면적’을 뜻하는 대지 지분이다. 대지 지분이 크면 기존 자산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어 추가 분담금(입주 때 추가로 내는 돈)을 줄일 수 있다. 김선철 한국자산신탁 도시재생사업실장은 “아파트의 면적당 가격이 아니라 대지 지분의 면적당 가격이 낮은 물건을 찾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5층짜리 아파트에서 같은 면적 1층이 7억5000만원, 4층이 8억원이라면 재건축 투자에서는 7억5000만원짜리 1층 가구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재건축의 경우 1층이나 4층이나 대지 지분은 같기 때문이다.

용적률과 가구 수도 따져봐야 한다. 고 팀장은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일수록 편의시설이 잘 갖춰지기 때문에 향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투자 성공의 핵심은 ‘사업 속도’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사업이 늦어지면 금융비용이 늘어나 조합원 분담금이 증가한다. 양 실장은 “호황기에는 사업이 지체돼도 부동산 가격이 올라 손실이 적었지만 지금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장이어서 사업이 지체돼 발생하는 금융비용을 시세차익으로 메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정비 사업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조합원 간 이견 및 분쟁, 사업 인허가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이다. 단지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가 높고 조합 내 분쟁이 없는 지역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김 실장은 “사업 속도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만큼 직접 발로 뛰며 조합과 지역 분위기를 파악해야 한다”며 “중개업소나 조합의 이야기만 듣기보다는 단지 내에 있는 부녀회, 노인회, 지역 내 미용실 등에서 얻는 정보가 더 정확하다”고 귀띔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역 분위기에 대한 주민들의 솔직한 글을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조합설립 인가 직전 주목

재개발·재건축 투자의 가장 어려운 점은 투자 기간과 투자 수익률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업이 진척될수록 투자 안전성은 높아지지만 기대수익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장 안전한 시점은 최종 인허가 단계인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이후다. 하지만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투자 메리트가 적다. 재개발·재건축이 진행 중인 단지는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 인가, 이주 등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가격이 오른다. 고 팀장은 “재건축은 조합설립 인가를 앞두고 있는 사업장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전체 토지 소유자 75% 이상이 동의해야 조합설립 인가를 받기 때문에 이 단계 이후에는 재건축 사업이 엎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설명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투자 목적이라 할지라도 최소 사업시행 인가 단계에 도달한 단지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앞두고 있는 단지를 주목해볼 만하다.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초기 단계 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대치동 선경아파트, 목동 신시가지 단지 등은 유망한 재건축 단지로 꼽히지만 조합조차 설립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시기가 언제일까. 김 실장은 “시공사 선정을 앞둔 때가 첫 번째 매도 타이밍이고 관리처분 인가 이후가 두 번째 기회”라며 “이때를 놓치면 입주 이후로 시기를 늦추고 기다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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