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20일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20일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200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4시께 18시간여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전날 오전 9시30분부터 이어진 조사에서 신 회장을 상대로 해외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특정 계열사의 알짜 자산을 헐값에 다른 계열사로 이전하는 등의 배임 행위에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또 롯데건설이 최근 10년간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신 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는 등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도 조사했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사령탑 격인 정책본부의 지시나 묵인 없이 롯데건설이 독자적으로 수백억대 비자금을 조성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신 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해당 자금이 조성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의심한다.

검찰이 파악한 신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액수는 총 2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 회장은 롯데건설 차원에서 조성된 부외자금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등 혐의 전반을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룹 계열사간 자산 이전 거래도 당시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배임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 회장 조사를 끝으로 6월10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해 개시된 롯데그룹 수사는 3개월 만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검찰은 신 회장과 부친 신격호(94) 총괄회장, 형 신동주 전 부회장,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부인 서미경(57)씨 등 총수일가를 모두 기소할 방침이다.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불구속 기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검찰은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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