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경제학자 총회] "포퓰리즘에 대응할 시민 경제교육 필요하다"
“자유시장 경제의 중요성을 일깨울 만한 교육기관과 단체에 대한 투자가 시급합니다.”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9일(현지시간)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Mont Pelerin Society) 연례총회’ 개막 오찬 연설을 한 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바람에 대응할 시장경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퍼거슨 교수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미국의 경제 자유도가 재정과 규제, 무역 부문에서 계속 하락했다며 이 같은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 현상에 주목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경제공약으로 규제 강화와 재정 투입 확대, 불공정 무역 제재 등을 내세우고 있어 더 이상 경제가 좋아지길 기대하기 힘들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경제가 어려우니 아예 다 때려 부수고 새 판을 깔자’는 위험한 발상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집권하면 이민 규제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해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재정 투입을 늘려 누적 적자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 정책이 발 디디기 힘들게 하기 위해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지난해 9월 트럼프의 경제공약을 옹호한 사실을 언급하며 “같은 보호무역주의자면서 케인지언인 트럼프를 (크루그먼이) 왜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 후 트럼프 지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퍼거슨 교수는 “이런 때일수록 자유시장 경제의 가치를 연구하고 설파하는 시민단체와 교육기관 등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며 “기업들이 대학 등에 기부하는 것보다 자유시장 경제의 인프라에 해당하는 이런 단체들에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으로는 시장경제에 명확한 비전과 철학을 가진 MPS와 같은 단체,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같은 중립적 연구단체를 꼽았다. 그는 MPS에 대해 “아테네 철학자 소크라테스처럼 합리적 의심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주류 사상에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마이애미=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