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메르켈 리더십…'반난민' 정당 베를린 입성
반(反)유로·반난민을 내세운 독일 극우 포퓰리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독일대안당)’이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를린주(州) 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14.2%로 최소 23개 의석을 확보했다. 독일대안당은 독일 수도며 16개 연방주 가운데 하나인 베를린에서도 의석을 차지하며 창당 3년 만에 진출 주의회 숫자를 10곳으로 늘렸다. 친(親)난민 정책을 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베를린 주의회 선거 최종 개표 결과 집권여당인 기독민주당(CDU·기민당)과 연정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사민당) 모두 2011년 선거 때보다 득표율이 하락했다. 사민당은 5년 전 28.3%를 득표했지만 이번엔 21.6%에 그쳤다. 기민당은 23.4%에서 17.6%로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은 베를린이 통일 독일의 수도가 된 이래 26년 만에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투표율이 66.9%로 5년 전(60.2%)보다 크게 높아진 이번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은 목표한 15% 득표율엔 못 미쳤으나 투표 직후 공개된 공영방송 ARD의 전망치 11.5%보다 높은 득표율을 거뒀다.

득표율을 전체 149개 의석으로 환산하면 사민당 35석, 기민당 29석, 좌파당 26석, 녹색당 25석, 독일대안당 23석, 자민당 11석 순이다. 독일대안당은 내년 가을에 치를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의석 확보가 확실시된다.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은 최근 선거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일엔 기민당 텃밭이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19.0%를 얻어 독일대안당(20.8%)에 이어 3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작년 메르켈 총리가 앞장서 이민자 100만여명을 받아들인 뒤 난민 관련 범죄와 테러가 발생하며 민심이 돌아선 까닭이다. 메르켈 총리 지지율은 현재 40%로 한창때의 절반으로 꺾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