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단행한 블룸버그 단말기 사용 금지령을 4년 만에 해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국유기업에 블룸버그 단말기를 사용해도 좋다는 지침을 내렸다. 중국 최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을 비롯해 일부 국유기업은 블룸버그 단말기 구매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의 시장 동향은 물론 글로벌 주요 상장회사 재무정보를 제공한다. 세계 금융정보 단말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6월 블룸버그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친인척의 부정축재 의혹을 보도하자 블룸버그 뉴스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한편 국유기업의 블룸버그 단말기 구매와 이용을 금지했다. 이후 블룸버그 측의 계속된 로비 끝에 지난해부터 관련 제한조치를 차례차례 해제해왔다.

특히 뉴욕시장을 지낸 블룸버그통신 설립자 마이클 블룸버그 회장이 작년 8월 중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중국 정부와 블룸버그 관계는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블룸버그 회장은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와 접견했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공동 편집 지면을 발행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국 지도부가 최근 외국기업에 시장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반복적으로 밝힌 것과 관련돼 있다고 SCMP는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