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뿜는 여의도 샛강, 청계천처럼 바뀐다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인 여의도 샛강(사진)이 2018년 말까지 청계천과 같은 방식의 인공하천으로 바뀐다. 1997년 생태습지로 조성된 이후 각종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면서 생태계 보전에는 성공했지만 물이 흐르지 않아 악취가 진동하는 등 하천 기능을 상실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18일 “샛강 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배수 시스템을 도입하고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연구용역을 이달 초 발주했다”며 “내년 초부터 130억원을 들여 착공해 2018년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해 합의한 ‘한강 관광자원화 사업’의 하나다. 사업비는 정부가 전액 지원한다.

1997년 생태공원 조성 이후 20년 만에 추진되는 이 사업의 목표는 샛강 수량을 늘려 하천 기능을 회복하는 데 있다. 1970년대 여의도 개발 당시 샛강은 물이 흐르지 않아 벌레가 들끓던 버려진 땅이었다. 서울시는 1997년 한강 물과 지하수를 샛강에 끌어들여 갈대숲으로 뒤덮인 습지로 조성했다. 총 4.6㎞ 길이의 샛강에는 한강과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나오는 지하수 2500여t이 매일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하천 기능을 유지하기에는 수량이 부족한 데다 갈대숲과 억새에 가로막혀 유속이 느려지면서 샛강은 사실상 ‘썩은 웅덩이’가 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샛강 상류에서 오염물질까지 흘러들면서 곳곳에서 심한 악취가 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수년째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과 같은 방식의 인공하천을 대안으로 꺼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샛강은 더 이상 자연적인 물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상류에 물을 대량 투입하고 콘크리트 제방 구조물인 도류제(導流提)를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천과 같은 방식의 인공하천으로 조성하겠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전문가 및 환경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샛강에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류조 및 보(洑)를 설치하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