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투자한 순간의 즐거움보다 미래의 안락함을 생각하는 ‘아트테크’ 초보자라면 자신의 월급과 소비 규모를 고려해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다.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10~20년 뒤의 자산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보자들의 첫 번째 전략은 분산 투자다. 미술품 투자야말로 주식 거래와 비슷하다. 따라서 그림 투자를 위한 전략과 요령이 필요하다. 미술품에 대한 애정, 안목과 함께 투자한 작품의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젊은 작가 20%, 중견작가 30%, 원로작가 40%, 고미술 15%, 조각작품 5% 이내로 분산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두 번째 전략은 미술시장에서 저평가된 우량 작가 작품을 매수한 뒤 가격이 오를 때까지 팔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것이다. 이런 원칙을 지켜나가는 투자 방식을 바로 ‘가치투자’ 전략이라고 한다. 일부 컬렉터처럼 시류와 소문에 휩쓸려 너무 쉽게 작가를 선택하고 단기간 내에 많은 수익을 바라는 것은 올바른 그림 투자의 방법이 아니다.

셋째는 작가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림에 처음으로 투자하려는 사람이라면 우선 작가를 선택하는 데 망설이게 된다.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하거나 작고한 작가는 1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창작한 작품은 500만여점. 이처럼 많은 작가 가운데에서 투자에 적합한 1~2명의 작품을 선택하려고 하면 망설이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작가에 대한 안목을 기르려면 미술시장의 기관투자가 격인 상업화랑의 전시 내용과 경매회사의 출품작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현재는 저평가돼 있어도 장기적으로 가치투자가 가능한 작가를 알아보는 게 바로 투자의 핵심이다.

넷째, 미술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접근이다. 미술시장 접근법에는 증권시장처럼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시장 전체 흐름을 살펴 구매하는 시기를 결정한 뒤 작품 선택에 나서는 톱다운(top down) 방식과 전체 시장 흐름과는 다소 무관하게 개별 작가의 가치를 먼저 따지는 보텀업(bottom up) 방식이다. 미술시장은 원래 전반적인 경기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중장기 작품 구매를 전제로 한 보텀업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그림을 사야 한다. 영국의 ‘아트펀드 귀재’ 필립 호프먼은 투자하는 그림 중 좋아하는 것은 40%, 나머지 60%는 마음에 들지 않는 그림이라고 말했다. 현대미술에서 누가 각광받고 있는지 파악하고 미술의 흐름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소장자가 어떤 그림을 절실히 팔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