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대기업의 기업결합 건수와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 및 주요 특징’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가운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기업결합 규모는 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조1000억원)보다 71.7% 감소했다. 기업결합 건수도 이 기간 67건에서 59건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이나 SK C&C의 SK 합병 등 1조원 이상의 대형 기업결합이 다섯 건이나 있었지만, 올해는 롯데케미칼의 SDI케미칼 주식 취득(2조8000억원) 단 한 건에 그치는 등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던 탓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기업결합 규모도 9조6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대기업집단의 비계열사 규모도 14조5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감소로 국내 전체 기업결합 규모도 지난해 상반기 39조4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3조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기업결합 건수는 249건에서 209건으로 감소했다.

외국 기업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업 역량 강화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외국 기업의 기업결합 건수는 지난해보다 한 건 줄어든 63건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결합 금액은 88조3000억원에서 253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