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개국이 북한의 5번째 핵 실험과 관련해 북한에 원유 수출과 북한에서의 석탄 등 광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미·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3개국이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제재 결의와 관련해 중국 측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제재 결의 때는 회원국이 북한으로의 항공연료 수출을 금지하면서도 인도적 목적이나 여객기용은 적용에서 제외했다. 이번에 한·미·일은 원유 수출의 전면금지를 요구해 민수용도 제재 대상으로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국영 고려항공이 회원국의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또 한·미·일은 북한 핵 개발 뿐 아니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체제 안정을 위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외화 수입도 최대한 제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북한 수출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광물 자원에 대해 지금까지는 민수용 이외의 수입을 금지했지만 향후 전면 금지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 코트라에 따르면 2014년 북한의 무연탄 철광석 등 광물자원 수출액은 약 15억7000만 달러로, 수출 총액의 49.55%를 차지했다.

한·미·일은 이번에 새롭게 북한 국외 근로자 파견 규제도 요구한다. 지난해 10월 한국 국가정보원 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50여개 국가와 지역에 5만8000명의 근로자를 파견해 연간 2억3000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북한 근로자 파견을 받아들이는 회원국이 적정한 근로 환경을 갖추지 않을 경우 파견 근로자에 대한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등의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 북한 외교관의 외화 획득을 위한 활동도 제안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북한의 5번째 핵 실험 강행에 대해 북한에 강한 불쾌감을 표명하고, 새로운 UN 제재 결의 채택에 동참할 생각을 보이곤 있지만 한·미·일은 중국이 제재 강화에 신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큰 축으로 북한 추가 제재에 대한 관련국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또 UN 가입국 내에서도 일반 국민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제재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국가들도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북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국의 행동과 결정이 향후 제재의 효력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