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15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세 당의 원내대표와 함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이날 면담은 정 의장 취임 후 첫 방미순방에서 동북아 평화를 위한 유엔과 국회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으나 정치권의 이목은 반기문 총장이 대권행보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집중됐다.

정세균 의장과 반기문 총장 사이는 물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흘렀다.

이날 면담은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 반기문 총장은 정세균 의장과 세 원내대표를 맞아 공개 모두 발언을 통해 "추석연휴에도 두루두루 다니면서 초당적 의원외교를 하시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세균 의장 취임 후 축하 편지를 보낸 일을 거론하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며 "정 의장께서 과거에 제가 한국에서 장관으로 근무할 때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추석이어서 송편 대신 수정과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정세균 의장은 "금년에 유종의 미를 거둬 두고두고 한국인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유엔 사무총장이 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면담이 비공개로 전환하자 화제는 빠르게 반기문 총장의 향후 행보에 맞춰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에서 반 총장을 향해 "10년간 국제 외교무대 수장으로서 분쟁 해결이나 갈등 해결에 경험을 쌓아왔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반 총장의 경험과 경륜을 필요로 하는 난제들이 많다" 며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미래세대를 위해 써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귀국한다면 국민들께 크게 보고해야 하지 않느냐"고 분위기를 띄웠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번 면담에서는 반기문 총장의 귀국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12월 임기를 마친 후 1월에 바로 귀국을 한다면 그만큼 대권행보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먼저 "귀국은 언제 하느냐"고 물었고, 반기문 총장은 "1월 중순 이전에는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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