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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핵에 집착하는 까닭

입력 2016-09-14 11:04:00 | 수정 2016-09-14 11: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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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왜 핵무기 집착하나…핵무기 보유 땐 뭣이 달라지나

경제난과 체제 모순 일거에 해결하기 위한 도박

핵보유국 인정→핵 군축 협상→평화협정 체결·경제 제재 해제 및 보상 요구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 노려…국제사회, 끝까지 핵 인정 안할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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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왜 핵무기 개발에 집착할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김정은은 지난 5월 6~7일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업적보고)에서 “공화국(북한)은 책임 있는 핵 보유국”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또 “(핵무기-경제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른바 ‘병진노선’이)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 핵실험 주기는 아버지 김정일 시대의 약 3년에서 8개월로 짧아졌다. 그만큼 김정은의 핵무기 보유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다. “핵을 가져야만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아버지 김정일의 유훈 때문만은 아니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 군 당국자는 “핵 보유국이 되면 국제적인 제재를 일거에 해결하는 것 이상으로 얻을게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난과 체제 모순을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핵도박’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핵무기 보유 노림수는 ‘핵보유국 인정→핵 군축 협상→평화협정 체결과 경제 제재 해제 및 보상 요구’단계를 밟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대내적으로는 1인 독재 정통성과 권위를 뒷받침하고, 3대 세습체제를 공고화할 수 있다. 핵 강국을 선전적,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면 그 후광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협상에서 대등한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국제사회에선 약소국이 핵을 가짐으로써 강대국과 협상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동등효과’라고 부른다. 김정은이 올해들어 미국과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것도 이런 ‘동등효과’를 노린 것이다.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고 주장한 뒤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들겠다는 속셈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은은 지난 5월 7차 노동당대회에서 핵 보유국임을 선언하면서도 ‘세계의 비핵화’를 내세우는 모순된 행동을 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또 주장했다. 그의 속 뜻이 드러난 것이다. 핵 보유국임을 선언하며 비핵화를 주장한 것은 ‘우리도 핵을 보유했으니 미국 등과 대등한 입장에서 핵 군축 협상에 나서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는 의도라고 정부 관계자는 분석했다.

핵 군축 협상을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나 핵 보유국으로서 핵 비확산 협상 주체로 나서 평화 협정 체결 및 미군 철수 요구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핵 보유국이 되면 핵불능으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이전 보다 우월한 입장에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도가 훨씬 세진 핵실험을 통해 미국 여론을 움직여 대화쪽으로 나오도록 하고, 한·미 동맹 관계를 이완시켜 핵 위험이 있는 한반도에 유사시 미국 증원 차단 효과도 노렸다는게 군 당국자의 해석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한국에 대한 정치·외교· 군사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제적 열세와 재래식 군사력 열세를 일거에 만회하고 남북 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른바 ‘핵그림자 효과’다.

북한은 핵을 보유한 뒤 협상에 나섰을 땐 경제 제재 해제 요구 뿐 아니라 엄청난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 크다.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영변 핵시설 동결 조건으로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경수로 건설과 중유 지원을 얻어낸 바 있다. 북한은 그 당시 보다 훨씬 강력한 핵·미사일을 쥐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 수준을 더 높일게 뻔하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끝까지 북한에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지위를 주지 않을 게 확실하다. 핵 보유국 인정 땐 세계적인 핵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북한이 의도하고 있는 것과 같이 핵동결이나 핵 폐기 조건으로 보상 수준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국제사회는 현재 미국·영국·중국·프랑스·러시아 등 5개국만 핵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 사실상의 핵보유국들은 공식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국제사회는 북한과 핵 협상을 벌이더라도 쉽사리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핵 개발로 나아간 학습 효과도 있다. 한국과 미국 등은 협상에 응하더라도 제네바 합의 때와 같이 핵 동결이 아니라 핵 개발을 다시는 못하도록 하는 ‘불가역적’인 수준의 핵시설 전면 폐기, 핵 불능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북한으로선 쉽게 받을 수 없는 조건이다. 그에 걸맞는 엄청난 경제적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북핵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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