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키로 하면서 향후 바이오사업이 이 회사 주가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주식교환을 통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1월1일이며 합병비율은 1대 0.2606772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바이오가 배터리사업과 함께 LG화학 주가를 움직이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합병 이후 매년 3000억~5000억원을 바이오에 투자하기로 했다.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신약 개발 프로젝트도 현재 3~4개에서 10~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팜한농 인수로 그린바이오(농업)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또 한 번 바이오에 무게감을 실었다는 평가다.

LG생명과학의 오랜 연구개발(R&D) 경험이 LG화학의 자금력을 등에 업고 얼마나 성과를 낼 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R&D 초기부터 성공과 실패, 글로벌 전략 모두 경험해봤기에 시행착오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바이오사업 확대가 가시화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이 당장 주가를 밀어 올릴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바이오는 장기간 대규모 자금을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영역이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이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큰 또 다른 사업이 생긴 상태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 창출이 더딘 장기 설비투자를 새로 시작한다는 점이 빠른 주가상승을 바라는 주주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