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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래로 내려가볼까. 좀비는 하나씩 처리하면서…. 뭔가 좀 수상한데.”

1인 크리에이터 악어가 지난달 올린 동영상 ‘살인자를 찾아라-좀비 특집’ 중 한 장면이다. 지난 7월 말 개봉한 영화 ‘부산행’과 5월 개봉해 관객 680만명을 동원한 영화 ‘곡성’의 공통 소재인 좀비 이야기를 게임에 접목했다. 동영상은 약 24만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악어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이야기를 입혀 방송 영상을 만든다. 시의적절한 소재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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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게임 채널과 짧게 편집된 영상을 방송하는 하이라이트 채널, 일상 이야기와 쿡방 등을 선보이는 사생활 채널 등 동영상 채널 3개를 운영 중이다. 이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109만명에 달한다.

악어는 “끊임없이 영상을 모니터링하며 ‘내가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좋아할까’를 연구한다”고 말했다. 방송 초반엔 주중에도 게임 생중계를 내보냈지만 최근엔 주말에만 방송한다. 주중에는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매진하기 때문이다.

악어의 인기 콘텐츠는 ‘살인자를 찾아라’ 시리즈. 잘 알려진 ‘마피아 게임’을 응용해 이야기를 담은 게임 영상이다. 시리즈 마니아층이 생겨 주기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랜덤 무기 전쟁’도 인기다. 게임에서 편을 가르고, 무기를 무작위로 뽑아 상대방과 싸운다는 간단한 규칙을 쓴다. 악어는 “규칙이 간단하고 다양하게 이야기가 전개돼 질리지 않는 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4년 전쯤 방송 크리에이터 일을 처음 시작했다는 악어는 “게임이 정말 좋고, 여러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뿌듯해서 지금까지 크리에이터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이 쉽지는 않다. 그는 “콘텐츠 제작과 방송을 위해 한 곳에 오래 앉아있고, 밤낮이 바뀐 생활을 계속하다보니 건강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방송은 대부분 매일 콘텐츠를 새로 업로드하지 않으면 인기가 감소하는 시스템”이라며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생활 패턴이 바뀌었고, 친구들도 1년에 한두 번밖에 만나지 못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매번 흥미로운 아이템을 찾으려고 애쓴다. 편의점에 가더라도 어떤 것을 일상이나 쿡방에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식이다. “그는 “앞으로 좀 더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서 시청자들에게 더욱 더 큰 웃음을 주고 싶다”며 “사생활 채널과 관련해선 일상 콘텐츠나 예능 프로그램, 토크쇼와 같은 코너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