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힘겹게 증가세로 돌아선 수출이 9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달 초반 수출 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6% 감소했고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사고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어서다.

◆8월 수출 증가세는 일시적?

8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401억달러였다.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2014년12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수출은 지난 5월 -5.9%, 6월 -2.7%, 7월 -10.3% 등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8월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일시적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난해 8월 수출은 39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수출 실적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계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8월의 ‘호성적’은 기저효과(비교 대상 시점의 상황이 현재 상황과 큰 차이가 있어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달에는 조업 일수도 작년 같은달보다 이틀이 많았다. 조업 일수가 하루 많으면 수출이 4.4%포인트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5~6월에 수출하기로 했던 해양플랜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인도 시점도 지난달로 미뤄져 8월 수출 실적으로 잡혔다.

◆9월 전망 ‘암울’

관세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액은 135억3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승용차(-30.8%) 가전(-25.7%) 무선통신기기(-21.3%) 등 수출 주력 품목의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이 수치에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사고 등 수출을 둘러싼 악재가 반영되지 않았다. 월 초반이긴 하지만 9월 수출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이유다.

우리 기업이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지난달 전체 수출이 플러스 전환했음에도 대(對) 중국 수출은 10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대중 수출은 78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5% 감소했다. 이달 1~10일에도 대중국 수출은 9% 줄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