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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게임을 외면하면 '포켓몬고' 안 나온다

입력 2016-09-13 16:14:48 | 수정 2016-09-13 23:43:02 | 지면정보 2016-09-14 A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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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
만화·게임 등 무시 말고 이해해
집적된 상상력 꽃피우도록 해야"

장근영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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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포켓몬고’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증강현실이라는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을 들고 목표지점까지 가서 가상의 몬스터를 잡는 게임이라 각국의 산책 인구가 늘어났을 정도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게임이 가능한 지역인 속초는 뜻밖의 관광특수까지 누리고 있다. 속초시장은 게임의 등장인물 중 한 명으로 분장해 관광객을 맞이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 몇 년 전 한국에서도 출시됐다는 점이다. 그런데 대부분 실패했다. 이들 게임과 포켓몬고의 차이는 기술이나 조작방식이 아니라 ‘포켓몬스터’라는 원천 콘텐츠다. 사람들이 포켓몬고에 열광한 이유는 전에 없던 기술을 구현했기 때문이 아니라, 20년 전부터 같은 이름의 게임과 만화를 즐겨 온 이들에게 자신이 그 세계의 주인공이 되는 게임이어서였다. 한국의 게임 개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아기공룡 둘리나 뽀로로 등 콘텐츠까지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포켓몬고 같은 성공작을 만들어 내지 못한 이유는 우리 사회의 만화와 게임의 규칙에 대한 이해력 부족과 무시에 기인한다.

아이들이 소꿉놀이할 때 한 아이가 새로 참여하려면 무조건 손을 든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의 진행 내용을 잘 살펴보고 빈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거나, 흐름을 이어가는 대사를 던지며 들어가야 한다. 이렇듯 모든 놀이에는 나름의 절차와 규칙이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이야기를 스마트폰 게임으로 활용하려면 기존 만화 속의 설정과 규칙이 게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돼야 한다.

포켓몬스터는 주인공이 세상을 탐험하면서 몬스터들을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이야기다. 포켓몬고는 이것을 자연스럽게 구현했다. 이런 게임을 만들려면 만화 속 기본설정과 진행 절차 및 규칙들이 왜 재미로 이어지는지를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한국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 만화와 게임을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 탓이다. 어른이 만화와 게임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이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접근도 막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류의 번성 비결을 ‘허구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국가라는 허구를 공유한 사람들은 서로를 공동체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믿고 협력한다. 시장과 화폐, 주식회사와 보험도 마찬가지다. 이런 허구를 새롭게 공유할 때마다 인류의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경제 규모도 수십 배씩 커졌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인류만이 가진 상상력 덕분이다.

지금 한국은 어떤가. 여전히 상상력보다 기술이 중요한 사회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술은 곧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상상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 그런 상상이 가장 빛을 발하는 콘텐츠가 게임이다. 또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21세기 정보기술사회는 더 이상 기술적인 차별화를 이루기 힘들다. 새로운 기술은 인터넷과 발달한 물류 시스템을 통해 세계로 금방 확산되기 때문이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경험이다. 차별화한 경험을 어떻게 제공하고 누리게 하느냐가 새로운 사회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경험의 구현은 이전 세대들이 무시한 게임과 만화 같은 콘텐츠를 통해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인류의 최대 강점인 상상력이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게임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게임을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 취급하고 무시하는 기성세대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 이를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미래세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우리 세대가 게임을 얼마나 이해하고 진지하게 대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장근영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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