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는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들이 돌아다녔다. 잠깐 견학을 온 것이 아니다. 이들은 열흘간 인재개발원에 머물며 각종 시설을 이용했다. 이들은 2016년 세계 정보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단이다. 지난달 12일부터 19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 출전해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정보올림피아드 한국 대표단에 합숙장소를 빌려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식사와 편의시설까지 제공하는 가운데 학생과 이들을 지도하는 대학교수들은 대회 준비에 매진했다.

지도 교수들은 한국정보과학회 소속이다. 서울대와 KAIST 등에 재직하며 소프트웨어(SW)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 교수들이다. 이 학회 소속 교수는 삼성전자 직원의 SW교육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2009년 대학교수 한 명으로 시작한 삼성전자의 사내 고급 SW교육은 학회와 제휴해 대학교수 10여명이 교육하는 규모로 확장됐다.

삼성이 이처럼 정보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다. SW 역량을 강화하려는 다각적인 노력 중 하나다.

SW 핵심인재로 자라날 유망주에게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보올림피아드 참가 학생은 아직 어려 회사 입사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2014년 정보과학회와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합숙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