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가득한 한가위 되세요” > 배우 남지현이 12일 서울 중림동 한경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한복을 곱게 입고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에게 추석 인사를 올리고 있다. 조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wizard333@tenasia.co.kr
< “사랑 가득한 한가위 되세요” > 배우 남지현이 12일 서울 중림동 한경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한복을 곱게 입고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에게 추석 인사를 올리고 있다. 조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wizard333@tenasia.co.kr
“첫 주연 작품인 MBC 수목 드라마 ‘쇼핑왕 루이’가 다음주부터 방영될 예정이라 추석 연휴 때는 촬영장에 있을 것 같아요. 이왕이면 영화관에서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감독 강우석) 보시면 더 풍성한 한가위가 되지 않을까요, 하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배우 남지현(21)은 영특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똑 부러진 말솜씨를 지녔다. 통통했던 젖살이 빠지니 한껏 숙녀 느낌이 난다. 외모를 칭찬하자 “워낙 어렸을 때부터 활동해 지금의 제 모습을 성숙하게 봐주는 것 같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촬영이 강행군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역 연기자에서 성인 연기자로 첫발을 뗀 남지현을 지난 12일 서울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남지현은 오는 21일 첫 회가 방송되는 ‘쇼핑왕 루이’(극본 오지영·연출 이상엽)로 첫 지상파 주연을 맡았다. 부담을 느낄 법도 하지만 큰 걱정은 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저보다 주변에서 더 걱정이 많던데요. 물론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닙니다. 저와 함께하는 선배들은 주연을 많이 해본 분이거든요. 저 혼자 짊어질 짐은 아닌 것 같아요. 현장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도와줄 선배들이 있고 호흡도 굉장히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해야죠.”

남지현은 올 하반기에만 벌써 세 번째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누적 관객 7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 차승원과 부녀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고산자’, 곧 선보일 ‘쇼핑왕 루이’다.

“지난해 9월 ‘고산자’를 먼저 찍었어요. ‘터널’은 저의 촬영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 찍었고요. 올해 초에는 대학을 다니면서 영화 후반 작업을 했고, ‘쇼핑왕 루이’에 캐스팅돼 촬영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영화가 이렇게 한꺼번에 개봉할 줄은 몰랐어요. 한 번에 굉장히 많은 일을 한 것처럼 됐더라고요.”

‘터널’에서 남지현의 등장은 그야말로 허를 찔렀다. 정수(하정우 분)와 함께 또 다른 생존자 미나 역을 맡은 그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하고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촬영 기간이 그다지 길지 않았고,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었어요. 저와 하정우 선배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실제 상황처럼 느껴졌는데, 강렬하게 나왔더라고요. 영화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저의 존재를 숨긴 것이 빛을 발한 느낌입니다. 관객들이 제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까 걱정했죠.”

‘터널’과 달리 ‘고산자’의 초반 흥행 성적은 다소 아쉽다. 그러나 남지현은 희망을 봤다. “처음에는 속상했는데 관객 수가 일정하게 쌓이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스코어도 영화를 닮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사건이 휘몰아치기보다는 차곡차곡 이야기를 전개해요.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2004년 데뷔했으니 벌써 13년차인데도 그를 아직도 드라마 ‘선덕여왕’의 어린 ‘덕만’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남지현 역시 자신을 곧바로 성인 연기자로 봐주길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 과정을 넘기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아역으로 10년을 활동했어요. 욕심내지 않고 20대 중반까지는 아역 이미지를 벗고 성인 배우로 온전히 저를 내보이고 싶어요. ‘쇼핑왕 루이’는 그런 면에서 좋은 작품이 될 거 같아요. 제가 맡은 복실 역에는 익숙한 모습도 있지만 분명 색다른 면도 있거든요. ‘많이 컸다’고 느낄 것 같아요.”

조현주 한경텐아시아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