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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에서 '과학'으로 승격한 침대, 그 다음은 '관리 서비스'

입력 2016-09-17 07:00:29 | 수정 2016-09-17 07: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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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침대가 20여년 전 침대를 ‘가구가 아니고 과학이다’고 우겼을 땐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 침대 업체들은 과거에 개발된 기술로 수 십 년간 장사를 했다. 매트리스 내부가 보이지 않아 어렵게 기술 개발을 해도 ‘생색’ 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침대는 가장 게으른 산업’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에이스침대는 이런 상황을 바꿔보고 싶었다.

1992년 국내 최초 침대공학 연구소를 만들었다. ‘생색 나는’ 기술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였다. 독자적 스프링과 침대 시스템을 개발해 성능을 계속 끌어 올렸다. 국내외서 받은 특허와 실용신안이 모두 300여건에 달했다. 침대 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꺼짐이나 흔들림이 거의 없는 ‘Z 스프링’ 등이 이렇게 나왔다. 침대를 과학으로 ‘승격’ 시킨 만큼, 제품 값도 높게 받았다. 이 전략은 들어 맞았다. 에이스침대는 국내서 돋보적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올해 매출은 침대 업계에선 처음 2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에이스침대가 만들어 놓은 ‘게임의 룰’이 요즘 다시 바뀌는 분위기다. 정수기 렌털(대여)이 주력인 코웨이가 매트리스까지 렌털에 나선 게 계기였다.

코웨이는 침대를 팔면서 제품 자체보다는 관리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방문 관리를 해주고 월 렌털료를 받는 식으로 사업을 디자인했다. 넉 달에 한 번 매트리스를 청소하고 집진드기도 제거해 준다는 것이었다. 판매도 대리점을 열고 고객 방문을 기다리는 게 아닌, 집집마다 방문해 설명하는 식으로 바꿨다.

지금까진 성공적이다. 2012년 본격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인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그러자 바디프랜드 AJ렌터스 등도 비슷한 사업 모델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이스침대는 이 서비스에 부정적 입장이다. 침대 회사는 제조를 잘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자신들을 렌털 업체들이 이길수 없다는 자신감이 있다. 하지만 이 믿음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최근 전통 침대 업체마저 관리 서비스에 나서고 있어서다. 미국 침대 브랜드 씰리가 첫 주자다. 침대를 사면 매트리스 청소를 받을수 있는 쿠폰을 주고 있다. 시험적으로 해본 뒤 반응이 좋으면 대대적으로 마케팅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가구’에서 ‘과학’이 된 침대의 개념이 ‘관리’로 넘어갈 지 지켜볼 일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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